제갈공명의 부하 마속과 이상민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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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공명의 부하 마속과 이상민 장관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1.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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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삼국지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마속은 양날의 칼이다. 칼을 쥔 자는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신화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두렵고 난감하다. 차라리 신화로 치부하면 사람들은 전설로 간직할 것이다. 그러나 제갈공명이 울면서 마속을 처형한 것은 생생한 현실이다. 그토록 애지중지 했던 최측근을 형장에 보내야 하는 제갈공명의 마음은 대바늘로 후벼내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은 냉정하다. 그를 살리면, 명령을 어기고 전장에서 패한 장수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부하들이 돌아설 것이 뻔하다. 그러나 죽이려니 안타까움에 목이 멘다. 제갈공명은 애초부터 마속의 객기가 걱정됐었다. 그래서 그의 명령를 조정할 수 있도록 왕평을 따라보냈다. 그러나 그도 마속이 명령 불복죄로 참수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당분간 개각은 없다”며 지난해 말부터 제기된 개각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유임하겠다는 이야기다. 야당과 일부 세력의 집요한 공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결기가 보인다. 조만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세간의 짐작이 무색해졌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이치에 맞는 처사라고 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렇게 흘러가는가. 국민 정서라는 게 있고 정치적 혹은 도의적 책임이라는 게 있는 게 현실이다.

비록 어렵고 고통이 따르더라도 뿌리를 잘라야 하는 것이 지휘자의 바른 이성이다. 이성적 인간이라면 사리를 따져야 한다. 그것이 옳다면 받아들이고 따라야 한다. 대통령은 이 장관이 가장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물러설 공간을 마련해 주면 된다. 그것이 오히려 이 장관을 아끼고 살리는 결과가 된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살려고만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 그래도 끌어안고 가겠다면 고집으로 비친다.

*읍참마속(泣斬馬謖)/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자신의 명을 어기고 멋대로 작전을 변경하여 전투에 패배한 마속을 처형한 일. 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 대의를 위해서라면 측근이라도 가차없이 제거하는 권력의 공정성과 과단성을 일컫는다.

*다모클레스의 칼/고대 그리스 디오니시우스 왕의 신하 다모클레스가 왕좌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니 한 가닥의 말총에 매달린 칼이 자신의 머리를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말. 권력의 무상함과 위험을 강조하고 있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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