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리용호 전 외무상 숙청...처형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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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北 리용호 전 외무상 숙청...처형은 글쎄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1.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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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서열 1위 박정천→리영길 교체 ‘문책성’
김정은 딸 김주애 동행 “세습의지 보여주는 것”
현재 준비 중인 열병식은 2월 8일 건군절 행사
리용호 북한 전 외무상은 숙청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정원이 밝혔다. 사진=시사주간 DB
리용호 북한 전 외무상은 숙청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정원이 5일 밝혔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국가정보원은 리용호 북한 전 외무상이 숙청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5일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후 야당 간사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리 전 외무상 관련 숙청 여부는 확인되나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리 전 외무상은 주영 북한 대사와 북핵 6자 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2020년 초 당정 주요 직위에서 소환된 뒤 북한 공식 매체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최근 북한군 서열 1위가 박정천에서 리영길로 교체되고, 총참모장·국방상 등 군 지휘부 인사가 대거 이뤄진 데 대해선 “문책성”이란 평가다.

여당 간사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원은 당 군정비서를 박정천에서 리영길로 교체한 것과 관련해 훈련 중 전투준비 태세 미흡, 군 지휘통솔 부진 등 문책성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군 수뇌부를 일거에 교체한 배경엔 군 장악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26~31일 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에서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비서를 소환하고 그 자리에 리영길 국방상을 보선했다.

아울러 총참모장에 박수일, 국방상에 강순남, 사회안전상에 리태섭 등 무력기관 수뇌부를 대거 교체했다. 당·정·군 신규 임명자 규모는 67명에 달한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군사 행보 관련, 딸 김주애를 지속 동행하는 모습에 대해선 “세습 의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다만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는 판단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그런 의견이 있었다”고 더했다.

유 의원은 또 북한이 지난해 12월 15일 시험한 고체엔진에 대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추정하고 추력 140t 여부는 동체 외형상 달성 가능해 보이나 실구현 여부에 대해선 아직 미지수란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이외 북한이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열병식은 2월 8일 건군절 행사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고 유 의원은 설명했다.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 북한 전 외무상. 사진=시사주간 DB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 북한 전 외무상. 사진=시사주간 DB

◇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는 누구

1956년 평양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는 북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지낸 리명제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명 북한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평양외국어대 영어학부를 졸업하고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리용호는 ‘미국통’으로 2010년 외무성 부상 자리에 올랐으며, 이듬해에는 북핵 6자 회담 북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후 그는 2016년 외무상에 취임했다.

그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2018년에 리용호는 외무성 수장으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실무자로 참여해 협상 전략을 구상하는 등 회담에 많은 관여를 했다.

이듬해인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보좌했다. 그는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자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 입장을 밝힌 인물이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리무진에 동승하는 등 신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리용호는 영어에 굉장히 능통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와 접촉해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그를 다른 북한 당국자들과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용호는 2019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질됐으며, 이듬해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에서는 국무위원에서도 파면됐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며 입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후 북한 매체는 리용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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