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우애정신 몸소 실천하는 모습 보여줘
“한·일양국 우호발전에 노력하겠다” 약속도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2023년 1월 11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1867~1932)을 기리는 우당특별상을 수상하기 위해 하토야마 미유키(鳩山 幸) 여사와 함께 조선호텔 2층 라일락홀로 들어섰다. 이종찬 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 이사장과 이홍구 전 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라종일 전 주일대사 등과 인사를 나누다 휠체어를 탄 이상민 의원 차례가 되자 하토야마 전 총리는 무릎을 꿇었다. 이 의원이 그러지 말고 일어나시라고 해도 그는 무릎을 꿇은 채 눈을 맞췄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 모습을 보던 사람들은 온몸이 경직됐다. 장애인을 대하는 전 총리의 모습에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날 두 사람이 눈을 맞추고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우애(友愛)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그에게서 그동안의 행보가 거짓이 아님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듯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먼저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고 운을 뗀 뒤 “이번 시상은 일본의 전 총리로서가 아니라 세계의 양심을 대변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는 동시에 반대로 무거운 과제를 주셨다고 느끼고 더 강한 의지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당상 수상자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한·일에 가로막혀 있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입장에서 양국의 우호발전과 동아시아 평화구축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 “한국에 올 때마다 독립운동하던 그 정신이 있어 민족이 살아 숨 쉬는 걸 느낀다”며 “일본은 민주주의를 교과서로 배우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잘 깨닫지 못하는데 한국이 스승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찬 이사장은 “일본에서 전전(戰前)정치를 청산한 대정치인이고 우애정신(友愛情神)으로 동양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위해 올곧게 살아온 하토야마 선생에게 우당특별상을 수여하게 돼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축사를 통해 “정부는 조국 독립을 위해 소중한 청춘과 목숨을 바치신 분들게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으로 보답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계승하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세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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