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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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단상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1.1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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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몇 년 전 공무집행방해죄라는 황당한 죄를 덮어쓸 뻔했다. 아들 군대 면회를 가려고 수원역에 내렸는데, 입출구가 너무 복잡한데다 환승 안내마저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그만 다른 환승구로 나갔다. 아차! 싶어 되돌아 들어오려는데 덩치가 크고 제복조차 입지 않은 웬 남자가 위협적인 목소리로 부정승차를 했다며 어디론가 끌고 가려했다. 놀라서 황망해진 아내와 필자는 그에게 상황 설명을 하려 했지만 그는 들으려 하지도 않고 다짜고자 팔을 붙잡고 끌어당겼고, 팔을 빼려다 보니 필자가 들고 있던 빵 봉지가 그의 턱을 스치듯 말 듯 지나갔다. 그러자 공익근무요원이라는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폭행이라며 우리를 철도 경찰 사무실로 끌고 갔다. 더 황당한 일은 담당 경찰이었다. 필자의 말은 귀담아 듣지도 않고 그의 주장만을 담아 일방적으로 조서를 꾸미곤 지장을 찍으라고 했다. 필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폭행이 아니라고 강변하자, 이번엔 공무집행 방해로 몰고 갔다. 하지만 나중에 국가인권위원회와 수원 지역 경찰 감사실 등에 의견을 물어 보니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답을 보내왔다. 이 일로 거의 두 달 동안이나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애를 먹었다. 죄가 되지 않아도 걸어버리면 무조건 피해를 보게 되어 있다.  

공무집행 방해는 아시다시피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함으로써 직무 집행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학설이 엇갈려 있으나, 권한 있는 공무원이 법령이 정하는 형식과 요건에 따라서 행하는 적법한 직무행위에 한해 공무집행 방해가 성립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려 있다.

보통 시민은 이처럼 별 것 아닌 것 가지고도 공무집행방해라는 어마어마한 죄를 덮어쓴다. 그러나 힘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40여 명이나 되는 의원들을 데리고 갔다. 보통 사람들은 의원 한 명만 와도 위압감을 느끼며 겁을 먹기도 할 것이다.

범죄를 수사하는 검사에게 이런저런 말들이 들어가고 떼를 지어 몰려와 성명서를 낭독하고 수사검사의 신상명세를 만천하에 공개한다면 누구든 겁박감을 느낄 것이다. 심약한 검사는 시쳇말로 ‘쫄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알아서 기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법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어서 그런지, 필자가 당했던 그날 일이 너무 억울해서 그런지, 이대표의 이런 행위야말로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되지 않는지 궁금해진다. 혹자는 일종의 협박죄에 해당한다고도 말하지만, 설마 169명의 국회의원을 거느린 정당의 당수가 협박까지 하려고 그랬으랴 싶기도 하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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