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탄저균 캔 하나만 서울에 뿌려도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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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탄저균 캔 하나만 서울에 뿌려도 ‘대참사’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1.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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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중국제 상업용 드론 활용한 초보 수준
공격형으로 전환하면 엄청난 위협 될 수 있어
용산 촬영 했더라도 일반 카메라 해상도 불과
지난달 26일 남하한 북한 무인기는 중국제 상업용 드론을 활용한 초보수준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사진=시사주간
지난달 26일 남하한 북한 무인기는 중국제 상업용 드론을 활용한 초보수준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사진=시사주간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 무인기가 중국제 상업용 드론을 활용한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어떤 무기를 싣는지에 따라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김포, 파주, 인천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고, 그중 일부는 서울 북부까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공격 전투기와 헬기 등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으나 격추에 실패했다.

◇ 北 무인기 1~6m급 20여종, 500대 보유

드론은 크게 정찰형, 공격형, 자폭형으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넘어온 드론은 크기가 2m가 채 안 되는 소형 정찰 무인기다.

북한은 현재 1~6m급 소형기 위주로 20여 종, 500대의 무인기를 보유 중이고 이중 공격형 무인기도 소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무인기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려보낸 드론들은 중국제 상용 드론을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기술력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우 건양대 교수(전 통일연구원장)도 “북한 드론의 기술적 수준은 대단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그런 대단하지 않은 드론이지만 막아낼 수 있는 방어막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어 그게 위협적”이라고 진단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용산 대통령실 일대를 촬영 했더라도 일반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해상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체 자체 페이로드(탑재할 수 있는 중량)도 낮고, 실시간 통제도 안 된다”면서 “정찰 촬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반 디지털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거라 해상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공격용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그 안에 탑재할 수 있는 폭탄 양이 한정되어 있어 전략적 위험을 주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 北 무인기 공격형 전환땐 엄청난 위협

이번 사태로 북한 무인기에 대한 방공 체계가 허술하다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김태우 교수는 “이번에 날아온 드론은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런 드론이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녔다는 사실은 엄청나게 무서운 것”이라며 “공격형으로 언제든지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생화학무기, 탄저균은 조그마한 캔 하나만 싣고 와서 서울 상공에 터뜨려도 대참사가 일어난다”며 “드론이 규모가 커지고 탑재량이 많아지면 거기에 생화학이나 핵탄두까지 탑재하면 굉장한 위협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왜 상업용 드론을 격추하지 못했을까.

전문가들은 공중에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요격을 한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민가에 오기 때문에 격추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양욱 연구위원은 “특히 도심지에 부수 피해 때문에 함부로 공격할 수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훈련된) 독수리를 활용해서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방법도 있고, 그물총을 발사해 드론을 잡는 등의 방법이 있으나 프로펠러(날개)가 여러 개 달린 소형, 민수용 드론에 한해서는 가능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사용한 드론은 그걸로는 제압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태우 교수는 “북한이 보낸 드론 5대를 다 합쳐도 몇 푼 되지 않지만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동원한 전략자산은 조 단위가 넘는다”고 분석했다. 

◇ 北 무인기 대응책 마련 공백기가 관건 

우리 군은 북한군의 드론에 대해 방어 및 대처 능력은 있을까.

군 당국은 합동 드론사령부 조기 창설 발표에 이어 자체적으로 개발해온 스텔스 무인기의 개발 속도를 최대한 높여 일정 수준의 스텔스 소형 무인기를 연내 생산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양욱 연구위원은 “우리 군의 대응체계가 부족하다는 평가로 드론의 크기, 활동 지역, 활동하는 시기가 전시냐 평시냐에 따라서 대응체계가 달라져야 한다”며 “애초에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우 교수는 “합동 드론사령부 창설, 스텔스 드론 연내 생산, 스카이 스포터 도입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런 대응책이 시행되려면 짧으면 1년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공백 기간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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