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이 5년 만에 돌아온 고은, 거부하는 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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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이 5년 만에 돌아온 고은, 거부하는 독자들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01.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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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사진=뉴시스)
고은 시인.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사과도 없었다. 피해자가 분명히 있음에도 그는 아무런 사죄도 하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그는 5년 만에 돌아왔다. 바로 2017년 성추행 논란을 일으킨 고은(90) 시인의 이야기다.

고은 시인은 최근 시집 <무의 노래>,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했다. 등단 65주년을 기념하는 신작이라고 하지만 2017년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어떠한 사과 없이 책을 냈다는 그 자체가 독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고은의 성추행은 2017년 최영미 시인이 'Eu 선생'의 추악함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은 시 '괴물'을 발표하며 알려졌다. 이후 고은은 2018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이 유감"이라며 의혹에 대해 부정하면서 최영미 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최 시인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됐으며 특별히 허위로 인식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최영미 시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그가 사과 없이 슬그머니 복귀를 한 것을 두고 독자들은 '뻔뻔하다'는 비판을 하고 있으며 책을 펴낸 출판사를 향해서도 '불매운동'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고은 시인과 출판사, 그리고 그의 복귀에 침묵하는 문인들에게도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해자였던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허망하다"는 심경을 밝혔고 이후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출판사 이름은 실천문학사. 바로 출판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글이다.

논란이 커지자 실천문학사 측은 지난 13일 "(고은 시인의) 부인이 투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천문학사는 "고은 시인이 메일을 못해 사모님이 (원고를) 메일로 보냈다"면서 "(고은 시인은) 어느 언론과의 접촉도 거부하고 있다"고 전해 고은 시인이 이번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임을 알렸다.

"시집 <초혼>과 <어느 날>이 나온 뒤로 5년이다. 다섯 번의 가을을 애지중지로 지내는 동안 둘은 하나와 하나로 돌아간 적이 없다. 쓰기와 읽기로 손과 눈이 놀았다. 거의 연중무휴로 시의 시간을 살았다". 고은이 '작가의 말'을 통해 5년 만에 전한 메시지다.

그러나 지금의 독자들은 대한민국 대표 시인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그를 보지 않는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은 '불편한 진실의 노인'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침묵으로 독자들의 비난을 무시하고 있다. 그의 침묵이 문학계, 나아가 문화계를 향한 혐오로 이어질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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