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같은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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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같은 심정”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1.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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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솔로몬의 지혜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기원전 968년 무렵, 이스라엘 왕위에 올랐던 솔로몬은 약점이 하나 있었다. 세자 책봉을 받지 못한채 엉겹결에 왕이 된 그였기에 정치란 정글을 헤쳐 나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신의 도움을 받고자 동물 1000마리를 구워 여호와 하나님에게 제사를 드리며 지혜를 달라고 애원했다. 일부 학자들은 지혜가 아니라 ‘듣고 있는 마음’을 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혜는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하나로 히브리 사상에서는 근면, 정직, 절제, 순결, 좋은 평판에 대한 관심과 같은 덕행이라고 본다. ‘듣고 있는 마음’은 다른 이의 말을 중도에 끊거나 대충듣고 제 주장만 펼치지 않고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이다.

‘솔로몬의 명판결’로 이름난 일이 있다. 두 여자가 갓난아기를 서로 자신의 아기라고 주장했다. 솔로몬은 이들의 이야기를 심사숙고 하여 듣곤 칼로 “아기를 둘로 잘라서 여인들에게 반씩 주라!”고 판결했다. 진짜 부모는 놀라 까무러치면서 아기를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진짜와 가짜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세상의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죽는 걸 보고만 있겠는가.

그러나 이런 초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이 났다. 사람들의 칭송에 자만심이 생긴 솔로몬은 교만과 독선으로 부하들을 닦달하고 돈을 밝히면서 누구의 충언도 듣지 않았다. 심지어 하나님의 소리에도 귀를 막았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기자들에게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같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고충이 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의 불출마 선언은 방탄, 오기, 모략, 거짓말, 음해 등으로 뒤엉켜 있는 정치권에서 오랜만에 보는 시원한 맛이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의 길을 열기 바란다. 그게 진짜 솔로몬의 지혜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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