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일에는 마침내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안철수 후보에게 경고했다. 그는 “실체도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자당의 당대표 후보에게 이런 경고는 이례적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은 안 된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5일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대통령은 중립을 선언하고 깨끗한 선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누가 다음 대표가 되더라도 말썽없이 나아갈 수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 안철수-김기현 후보는 서로 대통령의 마음이 자신에게 있다며 여론을 호도했다. 안 후보는 ‘윤심’ 주장이 공격을 받자 ‘윤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반격하고 있다. 친윤들은 안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해지자 가짜로 대통령을 판다며 험한 소리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과거 안 의원이 인수위원장 시절 잠적에 대해 윤 대통령 분개했으며 “대통령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 걸던 분”이라고 공격했다. 이전엔 통혁당 사건의 핵심인물인 신영복 교수를 “맑고 선한 분”이라 평했던 일도 있어 그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는 신평 변호사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도 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놔 안 의원에 대한 불신이 예삿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이 작태는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다. 여당은 이준석 전 대표 사태로 상처를 많이 입었다. 당대표가 대통령 하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엇박자를 계속한다면 국정 운영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 올 것이다. 더군다나 힘센 야당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엄중할 수 밖에 없다. 서로 힘을 합쳐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당 대표의 대통령과의 교감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민심은 흩트려질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책임이 크다. 대통령도 확실하게 중립 의지를 밝혀 윤심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후보들도 각자의 비전을 갖고 겨루는 집권당 다운 승부를 해야 한다. 주자들 모두가 나서 국민들 앞에 공명선거, 깨끗한 선거를 약속하라.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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