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성사되면 웃돈 주겠다" 전세값 폭등이 나은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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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 성사되면 웃돈 주겠다" 전세값 폭등이 나은 진풍경
  • 성재경 기자
  • 승인 2023.02.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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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성재경 기자] "전세금으로 입주 잔금을 맞추려는 집주인들이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어요."

지난 6일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세입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전셋값을 낮춘 매물들이 쌓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급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수천만원씩 꾸준히 내리면서 지난해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전세 계약이 성사되면 웃돈을 주겠다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3000여가구에 달하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입주가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강남 지역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 단지의 전셋값이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는데도,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또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서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쏟아내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입주 예정 단지의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인근 단지들의 전셋값도 하락하는 등 도미노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에서 전체 매물 736건 가운데, 월세가 34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세 331건, 매매 62건으로 집계됐다. 

전세 물량이 늘어나면서 이 단지의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호가 13억원에 달했던 전용면적 59㎡의 최근 호가는 최근 7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호가 16억원에 달했던 전용면적 84㎡ 역시 현재 10억원 수준이다.  

인근 단지들의 전셋값도 덩달아 하락했다. 지난해 6월 1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올해 1월 8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전세 호가는 9억원 안팎에 형성돼있다. 또 지난 2021년 5월에 7억원에 계약된 '개포주공6단지' 전용면적 73㎡는 지난 1월 4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강남지역 전세가격지수도 하락세다.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구)의 전세가격지수는 급감했다. 지난달 한강 이남 11구의 전세가격지수는 89.2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떨어졌다. 특히 같은 기간 강남구는 12%, 송파구는 15.2% 하락했다. 

문제는 입주 물량 증가다. 이달 개포자이프레지던스를 시작으로, 8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가 입주하고, 11월에는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강남지역에서만 올해 1만3000여 가구가 몰린 것으로, 지난해 입주 물량에 비해 4배 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전셋값 추가 하락 우려 등이 겹친 상황에서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올해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지역에서 전셋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W

s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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