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김정은 딸 ‘호기심’→‘우려’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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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들, 김정은 딸 ‘호기심’→‘우려’로 바뀐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2.1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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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흰 간부들에게 인사받거나 찬양 모습
이런 행동 김일성-김정일도 하지않아 비난
북한 소식통 “현재 여론은 그리 좋지 않다”
김정은의 딸 주애가 건군절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의 딸 주애가 건군절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올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지난해 11월 공개 활동을 시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호기심과 긍정적인 관심이 우려로 뒤바뀌고 있다. 

10세 여아가 머리 허연 간부들에게 인사를 받거나 존칭사를 붙여 찬양받는 등의 모습을 두고 "이런 행동은 김일성, 김정일도 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11일 “2.8절 열병식이 있은 후주민들속에서 김정은의 어린 딸에 대한 태도와 반응이 달라지고 있다”며 “딸을 전격 공개한 것에 대한 놀라움과 긍정적인 관심에서 비난과 우려로 바뀌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은 “작년 11월 김정은의 딸이 미싸일 발사장에 처음 나타났을 때 주민들은 어린 딸의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며 호기심어린 반응을 보였다”며 “김정은의 어린 딸에 관심을 보인 것은 과거 김정일이 자기 자녀를 전혀 공개하지 않은 것과 대조되었기 때문이고 아버지인 김정은을 똑 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열병식 등 주요 행사에 딸이 연이어 등장하고 언론에서 요란한 존칭사를 붙여 찬양하는 것을 보면서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주민들은 없지만 “초급중학생(중학생)이 어른 티를 내며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하고 김정은과 같이 명예위병대(의장대)를 사열하며 머리 허연 간부들이 머리를 숙이고 쩔쩔매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지 못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열 살이 조금 넘은 어린 딸을 주요 행사장에 데리고 다니며 특별한 존재 인양 잔뜩 내세우고 있다”며 “이런 행동은 김일성, 김정일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오는 17일 발행 예정인 새 우표 도안 8종 중 5종이 딸 주애와 관련된 우표다.  사진=트위터
북한이 오는 17일 발행 예정인 새 우표 도안 8종 중 5종이 딸 주애와 관련된 우표다. 사진=트위터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지난 12일 “김정은 딸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의 생김새와 옷차림 등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보통 아이와 별로 다르지 않은 차림으로 등장했을 때 주민들 특히 어린 여학생들이 친근감을 느끼고 그가 입은 옷과 구두에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에선 “김정은의 딸은 아이라는 감이 전혀 없이 고급 양복과 모직 외투 같은 사치한 옷에 쁘로찌(브로치)까지 달고 나와 세상이 다 보라는 듯 뽐냈다”며 현재 여론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보인 건 지난해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이었다. 당시 김주애가 입었던 '흰색 패딩'은 북한에서 유행 조짐을 보였다. 지난 12월 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흰색과 분홍색 등 다양한 색상의 패딩을 입고 거리를 걷는 북한 여성들의 옷차림 사진을 6면에 실기도 했다.

이후에도 같은달 26일 김 위원장과 ICBM 개발·발사 공로자와 기념사진 촬영 행사에 동행한 김주애는 과거 리설주 여사와 유사하게 고급스러운 모피를 덧댄 검은 코트와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에서 '김주애 띄우기'는 열병식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8일 건군절 기념 열린 야간 열병식에는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고,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김주애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이날엔 김주애 사진이 포함된 새 우표 도안 8종이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권력 실제의 '2인자' 김여정 당 부부장은 열병식에서 김주애와 김 위원장 아내 이설주 여사가 식장에 입장하는 동안 군인들 뒤편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이 포착돼 '백두혈통'의 적통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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