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객 유혹하는 도로변 쑥·냉이···"중금속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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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객 유혹하는 도로변 쑥·냉이···"중금속 범벅"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3.03.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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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과 생김해 유사한 독초도 피해야
전문가가 채취한 봄나물 섭취가 안전책
생 봄나물의 경우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해 채취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자료=식약처
생 봄나물의 경우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해 채취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자료=식약처

[시사주간=황영화 기자] 날이 따뜻해지면서 도로나 하천 변에서 쑥, 냉이 등을 쉽게 볼 수 있게 됐지만 중금속에 노출될 위험이 커 채취나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21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로 도심 도로나 하천 변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의 경우 농산물 허용기준보다 많은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쑥과 냉이는 중금속 오염도가 높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5년 전국 야산, 들녘, 도심 하천과 도로변 등에서 자라라는 야생 봄나물 채취해 조사한 결과 도심 하천변과 도로변 등에서 채취한 봄나물 343건 중 24건(7.0%)에서 납 1.3ppm까지, 카드뮴 0.6ppm까지 검출됐다. 해당 수치는 농산물의 중금속 허용기준 보다 높은 것이다.

또 오염 지역에서 채취한 봄나물을 세척했다고 해도 섭취는 피해야 한다. 물로 세척할 경우 씻겨 내려가는 흙이나 잔류 농약과 달리 쑥, 냉이 등 들어간 중금속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도로변 쑥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납이나 카드뮴은 고혈압, 호르몬계 이상, 간 손상 등 인체에 해를 끼친다. 한 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쑥 등은 뿌리에서 중금속을 흡수할 수 있다”며 “야생 봄나물에 흡수된 중금속은 끓이거나 물로 씻는다고 없어지지 않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봄나물과 유사한 독초를 섭취하는 사례도 매년 발생하는 점도 봄나물 채취와 섭취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10년 동안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섭취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25건(86명·2021년 기준) 발생했다. 이 중에는 사망사례(3명)까지 있었다. 사고는 주로 봄철인 2월에서 5월 사이에 많이 발생했다.

봄철에 독초로 인한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봄에는 꽃이 피기 전 싹이 돋아나는 시기이므로 봄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명이나물’로 불리고 마늘향이 나는 ‘산마늘’은 ‘박새’라는 독초와 오인·혼동하기 쉬운데 ‘산마늘’은 마늘냄새가 강하면서 한 줄기에 2~3장의 잎이 달리는 반면에 ‘박새’는 잎이 여러 장 촘촘히 어긋나게 달려있고 주름이 뚜렷한 특징이 있다.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곰취’는 ‘동의나물’이라는 독초와 오인·혼동하기 쉬운데, ‘곰취’는 향이 좋으면서 잎의 끝이 뾰족한 반면 ‘동의나물’은 향이 없고 잎의 끝이 둥그스름하고 무딘 형태를 하고 있다.

씹히는 맛이 연하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우산나물’은 ‘삿갓나물’이라는 독초와 오인·혼동하기 쉽다. ‘우산나물’은 잎의 가장자리가 깊게 2열로 갈라지는 반면 ‘삿갓나물’은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 돌려나는 특징이 있다.

식약처는 봄나물 채취 시 △경험이 없는 사람은 봄나물의 구분이 쉽지 않으므로 가급적 채취하지 말고 △채취 할 때는 봄나물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충분히 익혀야 하며 △봄나물인지 확실하지 않다면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흔히 먹는 고사리, 두릅, 냉이 등도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서 먹어야 한다. 주로 날로 먹는 달래, 참나물, 돌나물, 씀바귀 등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해 식중독균 및 잔류농약 등 유해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인은 봄나물과 독초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지나가다가 보더라도 채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며 “전문가가 채취한 봄나물을 섭취하는 것이 독초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SW

hy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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