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맞은 K라면의 자존심…삼양식품의 높아진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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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맞은 K라면의 자존심…삼양식품의 높아진 위상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3.04.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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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9월, 국내 최초의 라면 생산 
국내를 넘어 해외로…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

1961년 창업한 삼양식품은 '정직과 신용'의 창업정신으로 한국 식품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며 성장해왔다. 식품으로 인간 백세시대를 열겠다는 故 전중윤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1960년대 식량난 극복과 1970년대 식생활 개선에 앞장섰으며, 현재는 한국의 맛과 문화를 담은 제품으로 한국식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며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편집자주>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식음료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이 바로 '삼양식품'이다. 사진=삼양식품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식음료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이 바로 '삼양식품'이다. 사진=삼양식품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유일한 주식이었던 쌀과 잡곡, 그것마저도 부족해 허리띠를 졸라매야했던 1960년대 故 전중윤 회장은 먹을 것이 없어 미군이 버린 음식을 끓여 만든 '꿀꿀이죽'으로 한끼를 때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식량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 묘안으로 '라면'을 떠올린 전 선대회장은 직접 일본의 묘조식품을 찾아가 기계와 기술을 도입했고, 마침내 1963년 9월15일 국내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이 탄생했다. 당시 삼양라면의 가격은 10원으로, 저렴한 가격임에도 국민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줬다. 

이후 라면은 제2의 주식으로 자리매김하며 새로운 식문화를 정착시켰고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맛의 라면으로 시장을 개척하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1969년 업계 최초로 한국 라면을 베트남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삼양식품은 현재 전 세계 9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며 K-Food 열풍을 이끌고 있으며, 160만달러로 시작된 삼양식품의 해외 진출은 불닭브랜드의 인기로 본격화되면거 해외사업부문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1970년대 국내 경제가 급성장하고 라면의 보급으로 식량난에서 서서히 해방되자, 故 전중윤 명예회장은 소고기와 우유에 있는 단백질을 통해 국민들의 체력을 증진시키려 했다. 

이를 위해 당시 황무지나 다름없던 대관령에 대단위 목장을 개쳑했고, 국민들에게 소고기와 우유를 공급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 업종 다각화를 골격으로 경영 다각화 체제를 구축한 삼양식품은 라면 이외에 스낵 부문, 우유·아이스크림, 치즈·발효유 등의 유가공 부문과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장유 부문, 축산사업, 유통업, 농수산물 가공 등 식품을 중심으로 한 관련 사업을 대폭 확장했고, 명실상부한 종합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시기에는 수출 및 내수 중가에 힘입어 라면에 대한 일반 국민의 주식 대체적인 수요가 증가했고, 일본·미주지역에 급격한 수출 증대를 보였다. 

최근 1959년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해 판매한 일본 식품업에 닛신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베낀 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된 것은 높아진 한국 라면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삼양식품
최근 1959년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해 판매한 일본 식품업에 닛신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베낀 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된 것은 높아진 한국 라면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삼양식품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삼양식품은 경영난을 겪으면서 화의를 신청했지만, 이후 판매 회복에 주력해 2005년 3월 화의에서 벗어났다. 

삼양식품은 경영 정상화 이후 경영 혁신에 전념을 다해 매년 2500억원 내외의 매출과 연 150~200억의 영업이익 실적을 보였다. 

이 시기에는 동양 최대 규모인 대관령 목장에 풍력단지를 조성해 청정 에너지 공급원 뿐만 아니라 주변 풍광과도 잘 어울리는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고 노력했다. 

2010년 삼양식품은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의 광고모델을 소녀시대로 정하고 친구라면 삼양라면 캠페인을 진행해 젊고 밝은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노력했다. 

또 국내 최초의 하얀 국물가면인 '나가사끼짬뽕', 처음으로 매운맛 볶음면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든 '불닭볶음면' 등 국내 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4년에는 라면 업계 최초로 KMF 할랄 인증을 획득했고, 이후 인도네시아 MUI, 아랍에미리트 ESMA 할랄 인증을 추가로 획득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할랄 푸드 시장에도 적극 진출했다. 

2016년 말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불닭브랜드의 열풍으로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고, 2017년 수축 1억불탑, 2018년 수출 2억불탑, 2019년 브랜드탑을 수상한 삼양식품은 전 세계 8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K-Food를 선도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1959년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해 판매한 일본 식품업에 닛신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베낀 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된 것은 높아진 한국 라면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1963년 삼양식품은 닛신에 라면 제조기술 전수를 부탁했으나 거절당했고, 당시 닛신의 경쟁사였던 묘조식품의 도움을 받아 한국 최초의 라면을 출시했다. 

과거 라면 개발 기술조차 없었던 삼양식품 제품을 일본의 대표 라면 회사 닛신에서 따라한 것을 두고 '격세지감'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K콘텐츠 열풍을 타고 K라면의 해외 위상도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2억달러를 넘어섰다. 

해외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수출액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K라면의 해외 판매액은 2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1969년 업계 최초로 한국 라면을 베트남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삼양식품은 현재 전 세계 9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1969년 업계 최초로 한국 라면을 베트남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삼양식품은 현재 전 세계 9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억8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 라면이 수출이 시작된 1969년 이후 수출액 2억달러 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라면의 수출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 궤적을 그리고 있으며, 2018년 1분기 처음으로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후 5년 만에 2억달러 벽까지 깼다.

'불닭볶음면'으로 K라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삼양식품도 최근 34억원을 출자해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세웠다. 일본·미국·중국에 이은 네 번째 해외법인이다. 

수출 전진기지 격인 경남 밀양공장이 지난해 가동을 시작하면서 수출 증가 폭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식음료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이 바로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비 41.6%(2670억원) 증가한 9090억원, 영업이익은 38.3%(250억원) 늘어난 9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식음료 업종에서 보기 드문 높은 수치인 9.9%를 기록했다.

한편, '불닭회사'에서 종합식품 기업을 꿈꾸는 삼양식품은 메타버스 등 콘텐츠 신사업에도 논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닭볶음면 등 라면 의존도가 90%가 넘어가는 삼양식품으로서는 라면 외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인데, 메타버스 등 콘텐츠 사업은 신사업 후보군으로 유력하다. 

앞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내수시장 내실화로 경기 침체를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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