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쿠쿠밥가마 생산해 평양서 버젓이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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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쿠쿠밥가마 생산해 평양서 버젓이 판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4.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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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음성 압력밥가마’ 상표 붙여 상점 유통
6인분용 50달러-10인분용 80달러에 거래
개성공단 설비 등 무단 사용은 규정 위반
파주 전망대에서 보이는 개성공단. 사진=시사주간 DB
파주 도라산전망대에서 보이는 개성공단.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으로 가동해 전기밥솥 등을 생산하고 평양 백화점과 상점에서 판매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12일 평양시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개성공단에서 전기밥가마(전기밥솥)를 생산한 지 몇 년 됐고, 평양에서도 개성공단 밥가마가 판매된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전기밥가마는 쿠쿠전자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간 설비와 원자재를 이용해 생산하는 것”이라며 “생산인력은 개성공단이 운영될 때 남조선의 쿠쿠전자기업에서 근무하던 개성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개성공단에서 만든 전기밥가마는 ‘비음성 압력밥가마’라는 상표를 붙이고, 화물트럭에 실려 평양백화점과 상점 등으로 유통돼 외화로 (가격이 표기돼) 판매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평양백화점에서 ‘비음성 압력밥가마’ 판매가격은 6인분용 50달러(북한 돈 41만원), 10인분용 80달러(북한 돈 65만6000원)로 알려졌다. 평양에는 해외에서 수입된 명품을 외화로 전문 판매하는 대성백화점과 북한에서 생산되거나 해외에서 수입된 대중 생필품을 외화나 내화로 판매하고 있는 평양제1백화점, 광복백화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개성공단 중단 이후 3년 정도는 남조선기업들이 두고 간 생산설비와 원자재 등이 현장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며 외화벌이 창구였던 개성공단 재개가 희망이 안 보이자 북한 당국은 한국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두고 간 완제품들을 전부 빼돌려 국내외 시장에 판매했는데, 당시 대표적인 물품이 바로 쿠쿠밥솥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막히며 경제난이 시작되자 중앙에서는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생산설비와 버스, 원자재 등을 활용하도록 허용했다”고 언급했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개성공단 설비와 원자재는 물론 버스까지도 활용하도록 허용하면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에 이용되던 대형버스는 현재 평양시 공장기업소 근로자들의 출퇴근버스로 이용된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 등을 무단 사용하는 것은 남북 간 합의는 물론 ‘개성공업지구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자자의 권리와 이익 보호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앞서 지난 11일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으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밝힌다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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