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신] 김정은의 ‘패션 테러’···왜 샌들만 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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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통신] 김정은의 ‘패션 테러’···왜 샌들만 신을까?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4.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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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에 ‘통풍’까지 겹쳤을 가능성
체중 90㎏→140㎏.···의사 조언 ‘포기’ 
당뇨로 인한 우울증 증상도 겪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샌들을 신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샌들을 신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 2021년 10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강연회에 참석했다. 검은색 양복에 와인색 넥타이를 착용한 김정은은 검은색 양말 위에 번쩍이는 검은색 샌들을 신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주요 외신들은 이 ‘패션테러’를 대서특필 했다.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김 위원장은 이후 공식석상에 늘 샌들을 신고 나타났다. 지난 3월 9일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 화력습격훈련 현지 지도 때 신었고, 3월 27일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했을 때도 샌들을 착용했다. 

특히 지난 13일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평양 인근의 한 장소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 발사 때도 인민복에 엷은 카키색 점퍼를 입었지만 예의 샌들을 신었다.    

김정은은 양복이나 롱코트 아래 샌들을 신어 누가 봐도 패션 테러다. 그런데도 주구장창 샌들만 신는 것은 당뇨합병증의 일종인 ‘당뇨발’을 앓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족근관증후군’에 따른 종양으로 걷기가 어렵게 되자 지팡이를 짚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실제로 족부질환 병력이 있었다면 ‘구두’ 대신 ‘샌들’을 신은 것도 이런 이유란 추측이 가능하다. 

김정은은 ‘당뇨발(디엠풋 DM Foot: Diabetes Mellitus Foot)’을 앓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주로 당뇨병성 신경증 때문에 생기는데 말초 동맥질환하고도 관련이 있고, 그것 때문에 신는 ‘당뇨 신발’이라고 볼 수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발이 화끈거리거나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당뇨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이유로 당뇨발 환자들은 발 볼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특수 신발을 신는다. 남한에서도 당뇨환자 중 25%는 ‘당뇨발’로 고통받고 있다. 심할 경우는 발을 절단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샌들을 신고 나타난 모습.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위원장이 샌들을 신고 나타난 모습. 사진=시사주간 DB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김정은은 당뇨발에 통풍까지 겹쳐 한겨울에도 샌들을 신고 다닌다”며 “이젠 일반 주민들까지 김정은이 얼마나 심각하기에 저런 신발을 신는지 다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의 당뇨와 통풍이 매우 심각하다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면서 “일이 이렇게 되자 김정은 샌들에 대한 건강문제를 국가보위성이 나서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최고지도자가 된 직후인 2012년 8월 체중이 약 90㎏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다 8년 새 볼이 부풀어 올라 얼굴이 커졌고 목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체중이 늘었다. 정보기관은 그의 체중이 140㎏대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4월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은 두 달 뒤 살이 빠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조선중앙TV는 6월 25일 “총비서 동지가 수척해졌다”는 내용의 시민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해 9월 9일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볼살이 빠지고 피부에 윤기가 돌아 젊음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일부 언론은 사진 속 인물이 김정은이 아니라 ‘가게무샤(影武者· 대역)’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 김 위원장이 지난해 정권수립 74주년 행사에서는 턱살이 접히고 얼굴의 윤곽이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해져 1년 만에 다시 140㎏으로 올라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주치의나 의료진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것 같다고 평했다. 심혈관 질병이나 당뇨병에 걸리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과 운동, 금연인데 지난해부터 이를 포기한 듯 보인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당뇨병을 앓으면 먹는 것을 절제해야 하는데 그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이 많이 돼 우울감으로 이어지다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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