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신] 장성택 처형했다 VS 아직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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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통신] 장성택 처형했다 VS 아직은 살아있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4.2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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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당종파행위로 2013년 12월 12일 처형
처형 때 모습 본 사람 없고 자료도 없어
북한 정권 무너져야 사실확인 가능할 듯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반당 종파행위로 2013년 법정에서 끌려가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반당 종파행위로 2013년 법정에서 끌려나가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 2020년 9월 11일.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는 신간 ‘격노(Rage)’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들었다면서 “장성택의 시신이 북한 고위 관리들이 다니는 건물의 계단에 놓였고, 그의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얹어져 있는 상태였다”고 썼다.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일성의 사위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김정일 집권 시절 북한 핵심 실세였고,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후견인 역할을 하는 등 사실상 북한 권력 2인자였다. 하지만 장성택은 반당(反黨) 종파행위, 경제적 부정부패, 문란한 사생활 등의 죄목으로 2013년 12월 12일(추정) 처형됐다. 

처형 직전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장성택은 손이 묶인 채 젊은 군인 2명에게 붙들려 힘없이 고개를 늘어뜨렸고, 군인 1명은 장성택의 목을 눌러 강제로 고개를 숙이게 했다. “민족의 반역자가 조국의 푸른 하늘을 볼 자격이 없다”는 의미였다. 가슴에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도 없어 북한 체제하에서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다. 그의 몸 상태는 수척해 보였고, 특히 눈가 주변과 양손은 검푸른빛과 갈색빛을 띠고 있어 고문과 폭행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장성택의 처형은 아직도 안개 속이다. 기관총, 기관포, 고사포(비행기 공격용 포)에 이어 화염방기로 시체를 불태웠다는 설까지 실로 다양하다. 주요 외신들은 2014년 1월 홍콩과 싱가포르 언론 보도를 인용해 장성택이 처형될 때 굶주린 사냥개 120마리를 동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시신을 전시했다는 말을 빌리면 처형 방식이 정확히 어땠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사포 등으로 처형했다면 시신이 으깨졌을 것이고, 거기에 화염방사기나 사냥개까지 나오면 시신 전시는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카더라’는 많지만 그가 처형될 때 모습을 본 사람은 없고 공개된 자료도 없다. 

장성택의 측근으로 분류돼 러시아에서 송환될 위기에 처했던 노희찬 씨는 2014년 독일에서 망명해 국내에 입국했다. 그는 최근 유튜브에 출연해 “장성택은 죽지 않았다”며 “그 후에 망명한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공개 처형했다고 했는데 그걸 본 사람이 없다”고 했다.

현지지도 당시 김정은 보다 장성택에게 쏠린 간부들 시선. 사진=시사주간 DB
현지지도 당시 김정은 보다 장성택에게 쏠린 간부들 시선. 사진=시사주간 DB

노 씨는 “북한 상류층에서 도는 얘기로는 어디 조용한 곳에서 나오지 않고 무위도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데니스 로드먼은 지난 2014년 1월 방북했을 때 장성택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국 방문객이 장성택을 봤을 가능성은 없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사람을 장성택으로 잘못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은 2013년 북한 주영국공사로 재임할 때 평양에 들어갔더니 장성택이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으며 자택에 감금돼있는 상태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또 장성택 라인의 핵심 간부 11명은 공개 처형되고 그 밑의 중간간부들과 당원 및 그 가족들 수천 명이 평양에서 추방됐다는 건 확인 가능하지만 정작 장성택 본인이 처형된 것은 북한에서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했다. 다만 장성택이 죽은 것은 확실하며 사망 시점이 처형 보도가 난 2013년이 아니라 장성택 숙청작업이 완료된 2016년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량강도 혜산에서 2018년 국내 입국한 한 탈북민은 “장성택이 죽었다고 한 1~2년 정도는 소문이 나더니 몇 년 지나고 나니까 살아있다는 소문이 났다”며 “장성택이 중국에 많은 비자금을 가지고 있어 그 돈을 받기 위해 죽이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2017년 판문점으로 귀순한 오청성 씨는 “공개 처형한다는 공식 발표는 있었지만 실제로 공개 총살을 했는지는 미스터리하고 정치범수용소에서 생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장성택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이걸 아는 사람은 없다. 처형했다고 하지만 이걸 본 사람도 없고 그의 시체 또한 어디에도 없다. 장성택이 정말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북한 정권이 무너진 후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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