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벌써 보릿고개···“하루 두끼 먹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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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벌써 보릿고개···“하루 두끼 먹기도 쉽지 않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5.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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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절 체육행사 점심 못 싸온 사람이 절반
입쌀 약간섞인 강냉이밥만 싸와도 괜찮아
먹을 것 없고 생활 힘들어져 결근자 ‘속출’ 
북한에서 5~6월을 보릿고개라 했지만 지금은 4월부터 시작되면서 식량난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에서 5~6월을 보릿고개라 했지만 지금은 4월부터 시작되면서 식량난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최근 북한 각 지역에서 식량이 떨어진 세대가 속출하고 있고 하루 두끼도 겨우 먹는 주민이 많다는 소식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 함경북도 경흥군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보릿고개가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생활 형편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하루 두끼도 겨우 먹는 가정이 정말 많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옛날에는 5~6월을 보릿고개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4월이면 벌써 보릿고개가 시작돼 하루하루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근로자들의 명절인 5.1절을 뜻깊게 기념하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공장에서 체육경기와 기념행사가 있었다”며 “공장 자금으로 점심에 술과 약간의 고기를 보장해주니 밥만 싸 오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점심밥을 싸오지 못한 사람이 거의 절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은 (점심밥으로)입쌀이 약간 섞인 강냉이(옥수수)밥만 싸 와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생활이 괜찮은 것으로 인정되는데 그런 가정도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점심밥을 싸오지 못한 사람들은 대부분 식량이 떨어졌거나 생활이 어려운 대상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는 남편이 동원을 가거나 이동작업을 갈 때 집 식구들은 통강냉이를 먹으면서도 남편의 체면을 생각해 점심밥을 이밥으로 싸주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서, 생활이 너무 어려워서 등등의 이유로 출근하지 못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며 “이 보릿고개가 언제 끝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장사를 크게 하거나 소토지(산에 일군 개인 밭) 농사를 많이 하지 못하는 가정은 영낙없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며 “우리 동네만 보더라도 3분의 1 정도가 하루 두끼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돈이 없는 가정들은 1㎏에 3000원 정도로 가격이 제일 눅은(싼) 통강냉이를 푹 삶아 먹거나 강냉이 국수에 감자나 남새(채소) 같은 것을 넣고 끓인 국수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인민반장들이 읍사무소에 식량이 떨어진 세대 명단을 보고하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기(간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대책이 취해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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