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집권' 가능해진 에르도안, 보이지 않는 튀르키예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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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집권' 가능해진 에르도안, 보이지 않는 튀르키예의 앞날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05.3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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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사진=AP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민주화와 지진 피해, 러시아와의 관계 등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튀르키예 대선에서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사실상 '종신집권'으로 가는 길을 마련했다.

28일(현지시간) 실시된 튀르키예 대선 결선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52.16%의 표를 얻어 47.84%를 얻은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를 제치고 대통령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첫 집권 이후 2033년까지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 '종신집권'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선거가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친러시아파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로부터 첨단 대공미사일을 구매해 나토의 반발을 샀으며 미국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방해했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 '쿠르드 테러리스트' 등을 옹호한다며 마지막까지 반대하는 등 '튀는' 모습을 보였고 이 때문에 일부 미국 의원들은 나토가 튀르키예를 배제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야당의 후보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이며 유럽식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선 결과에 따라 튀르키예와 서방의 관계, 튀르키예의 민주화 여부가 주목이 됐고 결국 튀르키예의 선택은 에르도안의 연임이었다.

에르도안은 지난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정부의 부실 대응, 경제정책 실책 등으로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자국 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결선 승리를 차지했다. 에르도안은 승리가 확정되자 "8500만 튀르키예 국민의 승리"라면서 "'민주주의 날'을 준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패배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우리 역사상 가장 불공정한 선거"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앞날이 어렵다는 것이 나를 진정으로 슬프게 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모든 압력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정부를 바꾸려는 국민의 의지가 분명해졌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선거 승리는 튀르키예의 수장으로서 이타적으로 노력한 자연스러운 결과"라면서 "국가 주권을 강화하고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시행하려는 노력에 대한 튀르키예 국민의 지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일단은 선거 승리를 인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가 당선되자마자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튀르키예의 비정통적인 금리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상황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은 앞으로 튀르키예의 보이지 않는 앞날을 예견하는 듯하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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