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은, 韓 성장률 줄줄이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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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한은, 韓 성장률 줄줄이 하향
  • 유진경 기자
  • 승인 2023.05.3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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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1.6% 전망서 0.2~0.3%p 낮출 듯
하향조정 상응하는 대책 마련 시급한데
건전정책 속 세수부족, 재정정책 어려워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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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유진경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출 부진 장기화로 상반기 경기 충격이 당초 예상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이면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더 후퇴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건전재정 기조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세수 부족으로 성장을 견인할 묘수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 클 전망이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전망치를 고려해 이르면 다음 달 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IMF, 한은, KDI 등이 제시한 수치를 충분히 참고해 6월 말 또는 7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올해 한국 성장률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1.8%에서 1.5%로, IMF는 1.7%에서 1.5%로 눈높이를 낮췄다. 이밖에 산업연구원(1.9→1.4%), 국회예산정책처(2.1→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1.6%), 무디스(1.6→1.5%), 피치(1.9→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1.4→1.1%) 등도 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점쳤다.

현재 발표된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정부도 성장률을 낮출 거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나라 성장률을 1.6%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IMF, OECD 등보다 보수적으로 성장률을 전망했지만, 예상보다 더딘 경제 회복 속도에 추가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총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감소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5%를 밑돌았다. 아울러 1~20일 수출액은 324억 달러로 전년보다 16.1%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43억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산업연구원도 올해 우리 수출이 부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수출이 6216억 달러로 전년보다 9.1% 감소하고 수입은 6569억 달러로 10.2% 줄어 무역수지가 3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거라는 전망이다. 전망 대로라면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478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역적자를 보이는 셈이다.

여기에 세수 부족도 악재로 꼽힌다. 기업의 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부진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세수가 감소하면서 지난 1분기(1~3월)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24조원 감소했다. 경기 회복이 느린 상황에서 세수 부족으로 하반기 재정지출마저 위축되면 우리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률은 악화하는 데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통상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지만 올해는 7월 초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10년간 7월에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한 경우는 연간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후 정권이 바뀌거나, 개각으로 새로운 경제팀이 꾸려진 2014년, 2017년, 2019년, 그리고 김동연 부총리 당시인 2018년뿐이다.

정부는 다른 기관들과 달리 단순 전망을 넘어 경제 대응에 따른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는다. 즉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경우 특히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1.6%에서 0.2~0.3%p 정도 낮추면 1.4% 수준이 된다"며 "성장률을 낮는 것에 상응한 재정운용 방향이 나와야 하지만 세수가 좋지 않아 경제성장이 저성장 국면으로 예측됐을 때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가 예측돼야 하반기 경제정책에 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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