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언제나 그들이 창조했다
상태바
대중음악, 언제나 그들이 창조했다
  • 시사주간
  • 승인 2013.10.10 10:16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시사주간=문화팀]

 "거의 모든 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자리는 오직 한 사람의 차지다. '롤링 스톤' '토털 기타'의 조사에서도, 'www.guitar.com'의 조사에서도 아래 순위가 아무리 바뀌어도 맨 윗자리를 차지한 한 사람의 이름만은 항상 그대로다. 수없이 명멸해 간 그 수많은 기타리스트들 중에서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독보적인 단 한 사람, 그의 이름은 바로 지미 헨드릭스이다."('뒤바뀌지 않는 넘버 원' 중)

재즈와 블루스의 태동, 록&롤의 폭발, 포크와 록의 만남,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으로의 진화, 하드 록과 헤비메탈, 펑크와 모던 록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대중음악의 역사를 주도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기타리스트들이다.

KBS 2라디오 '이소라의 메모리즈'를 연출하고 있는 정일서(43) PD가 펴낸 '더 기타리스트'는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활약한 105 기타리스트들의 삶과 음악을 통해 대중음악의 역사를 조명한다.

기타리스트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고유한 연주법과 멜로디, 리듬 등은 하나의 새로운 음악 장르를 창조하는 데 디딤돌이 됐다.

1938년 스물일곱살의 나이로 요절한 로버트 존슨은 일렉트릭 기타가 등장하기 전부터 시대를 풍미한 기타리스트다.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만을 연주했다.

정 PD는 그럼에도 "존슨의 연주는 블루스 기타의 전범으로 남았으며 특히 슬라이드 주법은 에릭 클랩턴 등 후대 뮤지션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알렸다. 클랩턴의 음악은 다시 21세기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 존 메이어에게로 이어졌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가 출현하기 전인 1950년대까지 기타리스트는 한 명의 독립된 연주자라기보다 가수의 반주자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대스타가 된 보컬리스트의 영광 뒤에는 항상 유능한 기타리스트가 있다.

'록&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곁에서는 스코티 무어라는 기타리스트가 떠나지 않았다. 무어는 프레슬리의 록&롤 리듬감을 가장 돋보이게 한 연주자다. 엘비스도 무대에서 기타를 쳤지만 스코티 무어의 리드 기타 자리는 절대 넘보지 않았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 뒤에서 묵묵히 기타를 친 조지 해리슨이 없었다면 비틀스의 성공 또한 장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정 PD는 짚는다. "비틀스가 음악적으로 개화한 '애비 로드' 앨범을 들어보면 해리슨의 역량이 어느 정도였는지 여실히 드러난다"면서 "과거에도 현재에도 사람들은 주로 레넌과 매카트니를 기억하지만 그렇다고 조지 해리슨의 공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지미 헨드릭스는 미래 록 음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위대한 예언자였다. 그의 기타가 써내려간 예언대로 사이키델릭과 하드 록, 헤비메탈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또 그에게서 영향 받은 후대 기타 영웅들이 하나 둘씩 탄생하기 시작했다.

클랩턴, 지미 페이지, 제프 벡, 리치 블랙모어, 피트 타운센드, 로이 부캐넌, 카를로스 산타나, 듀언 올맨, 피터 그린, 존 맥러플린 등 1960년대에 출현한 기타 영웅들은 1970년대를 '록의 시대'(Rock of Age)로 수놓는 밑거름이 됐다.

에드워드 반 헤일런을 시작으로 잉베이 말름스틴, 크리스 임펠리테리, 폴 길버트 등이 이들의 뒤를 이어 속주와 현란한 테크닉으로 무장한 기타 천재들로 1980년대를 열었다. 당시 다른 한쪽에서는 고감도 테크닉을 자랑하는 퓨전 재즈기타리스트들이 출현했다. 리 릿나워, 팻 메스니, 알 디 메올라, 에릭 존슨 등이다. 1980년대는 이들 기타 테크니션이 활약한 '기타 올림픽'의 시대였다고 정 PD는 정의한다.

세계 양대 팝시장으로 통하는 영국과 미국에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라디오헤드는 여전히 젊은이들의 '음악 대통령'으로 군림한다. 수년 동안 지속되는 U2의 월드투어도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정 PD는 "이것만으로 밴드음악과 이를 진두지휘하는 기타리스트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면서 "과거에도 그랬듯이 대중음악의 미래는 여전히 기타리스트들의 두 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 책에서 다룬 기타리스트들이 이를 방증해왔고, 또 앞으로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타리스트만큼 대중음악의 영속성을 견고하게 이어주는 뮤지션도 없을 것이다. 결국 기타리스트의 계보를 살펴보는 것은 대중음악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국 록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신중현은 추천사에 "'기타' … 친구같이 옆에서 마음을 나눈 지 어느덧 반세기를 넘어 이제 나는 기타의 몸이 돼버렸다"면서 "그런데, 여기 이 기타 플레이어들의 이름들, 생생하게 내 귀청을 때리는 이 소리, 왜 내 마음을 들뜨게 하는가"라고 썼다. 748쪽, 2만8000원, 어바웃북스
SW
Tag
#신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