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인터뷰]박원순 서울시장 "소통부족 반성…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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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터뷰]박원순 서울시장 "소통부족 반성…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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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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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기현기자]
  오는 4일로 민선 6기 취임 1주년을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소통부족'이라는 달갑지 않은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사회진영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소통 전문가'라는 좋은 별명이 옹색해지는 대목이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대표적인 게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추진 과정서 드러난 지역민과의 사전협의 부족이다. 뉴타운 사업이 실패로 귀결된 이후 대세가 된 도시재생의 대표 콘텐츠로 박 시장이 자신있게 발표한 이 사업은 인근 남대문상인 등의 반발에 직면했다.

당적을 막론하고 서울 지역 자치구와의 갈등도 적지 않다.

서울시가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의 현안에서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을'의 처지를 강조하지만 정작 시의 영향권에 있는 자치구에게는 '갑질'을 한다는 비판이다.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선을 거치면서 박 시장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6·4지방선거 직후 차기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수위를 달리던 박 시장의 지지율은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위기라면 위기랄 수 있는 시기. 박 시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시사주간은 지난달 28일 오후 시청 집무실에서 박 시장과 5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임 1주년에 걸맞는 축하의 말보다는 거북스런 질문이 줄이었다.

박 시장은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지만 때로 정색하며 자신의 입장을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우선 소통부족에 대해 "그런 얘기 많이 듣고 있다. 반성하고 있다"며 "내가 해보니까 소통이라는 게 끝이 없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하루일과표를 일일이 공개하며 현실적 제약에 대해서도 알렸다.

그는 "끝은 없는데 다만 어쨌든 시민들이 그렇게 느끼거나 단체, 기관에서 그렇게 느끼고 있다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치구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답답해하며 구체적 수치까지 보여주며 반박했다.

박 시장은 "저는 역대 어떤 시장보다도 구청에 많은 권한과 지원을 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 잘 아시지만 현장시장실을 자치구에서 다 돌면서 그때 얼마나 많은 약속을 하고 많은 지원을 했는가"라며 "작년에 3800억원, 이번에도 3600억원을 투자해서 구청장들의 묵은 숙제를 거의 많이 해결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이렇게 챙기는 시장이 없지 않은가. 시장이 자기 어젠다 해결하는 데도 돈이 엄청 모자라는 데 구청들에게 1년에 3800억원이면 어마어마한 돈"이라며 "예를 들어서 2년~3년 임기로 따지면 1조가 넘는 프로젝트를 시장의 어젠다를 해결하면 훨씬 더 인기를 얻고 다음 선거에 유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예산 문제이다. 그래서 재정분권 교부율도 어쨌든 1%로 올렸다. 그 다음에 특별교부금도 사실은 전에는 듣기로는 시장을 와서 만나야 그때서야 사인해줬다고 한다"며 "그런데 내가 와서 '구청장 바쁜데 왜 와야 되냐, 그냥 서류로 보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구청장들이 요청한 것을 거절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구청들의 불만을 다독거리려는 노력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나는 내가 과연 대통령에게 요구를 하지만 구청장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헤아려준 적이 있던가를 반문하게 됐다"며 재정에 있어서 해결해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지방분권정책협의회 만들어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그래서 지방분권혁신방안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라고 나름의 대책을 내놨다.

그는 특히 청계천사업처럼 밀어붙이기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도시재생과 보행친화도시의 이런 큰 틀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이 많다"며 "세운상가, 광화문광장 프로젝트도 있고, 공공자전거 체제 도입 등 수많은 정책 있다. 그 중에 하나일 뿐인데 반대가 많아져서 논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계천하고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 청계천은 있는 사람을 이전시킨다거나 이런 무력성이 있었다"며 "하지만 서울역 고가는 철거될 운명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철거하기보다는 활용하자는 뜻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람들은 마치 뉴욕에 가서 (갑작스레)발표한 걸로 생각하는데 이미 선거 공약에 있었다"며 "시민들이 물론 그것(공약)만 유심히 보고 (나를)찍은 것은 아니겠지만 선거를 통해서 한번은 걸러진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렇게 반대가 많을 줄 알았으면 충분히 주민에게 설명하는 등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면서도 현장시장실 운영 등을 통해 소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늦긴 했지만 굉장히 다방면으로 소통했다. 중구 현장시장실 갔을 때도 현장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 주민들의 요구가 뭔지 정확히 확인했고, 그것을 반영해서 단순히 고가라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굉장히 소외되고 쇠퇴하고 있던 서부 권역, 중림동, 청파동, 서계동, 공덕동에 대한 종합적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반대의 긍정적 효과도 인정했다.

한전부지 개발공여금 등 강남구와의 연이은 갈등에 대해서는 "불합리하고 말이 안 된다면 수용할 순 없다"면서도 "서울 시민에게 도움이 되느냐, 또 서울의 미래발전에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서 구청장이 제안하는 것이 합당하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전임자를 싹 무시하면 어떤 근거 바탕 위에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그런데 (전임 시장 사업들을)자꾸 '지웠다'고 뭐 근거 없이 얘기하는데 저는 그런 적이 추호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강 르네상스 부분도 너무 돈이 크게 들어가는 것,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은 아마 오 시장이 있었어도 취소했을 것"이라며 "예컨대 용산항, 여의도항은 그런 것은 힘들지 않았겠나. 또 용산 국제업무지구 이런 것은 우리가 하지 않아서라기보다 경기라든지 이런 이유 때문에 취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DDP, 신청사는 이미 내가 오니까 50%, 70% 공사가 되고 있었다"며 "이런 것들은 잘 마무리해서 콘텐츠를 잘 채웠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전했다.

박 시장은 "제가 한 것도 완성 다 못할 수 있다. 그림 그린 것을 그 다음 사람이 할 수 있다. 제가 고민했던 것은 5년, 10년 지나서 또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그런 게 분명 있을 것이다.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정의)연속성은 아주 핵심이고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이 10% 안팎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사실 10%도 엄청난 것이다. 저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중앙정치나 여의도 정치에 함몰되는 것 보다 시장으로서 생활정치를 제대로 해서 시장으로서의 인기가 높은 게 중요하지, 대권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속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영입해 혁신위원회를 꾸린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몸부림과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 있으니까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어쨌든 서울시장으로서 시정을 잘 펴서 시민 신뢰를 얻는 것이 당에 대한 가장 큰 공헌이라고 보고 혹시 그럼에도 시장으로서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제언을)아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6기 4분의 1을 마친 시점의 소외는. 가장 자랑스러운 점, 뼈아팠던 점이 있을 것 같다.

"뭐 저는 좋은 일만 있다. 나쁜 일은 늘 기억을 자꾸 지우니까(웃음). 그런데 사실은 사람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라는 하는 거대 도시에 뭐 온갖 다양한 일들이 있고, 그것을 처리하는 나도 다 잘하지는 않는다. 가끔 실수도 하고 잘못도 저지르는데 최종적으로는 아무튼 모든 것은 잘 돼 왔고, 잘 되도록 할 것이라는 이런 마음을 먹고 있다. 중간중간에 어려움도 있고 갈등도 있고 분란도 있었지만 지금은 잘 되고 있지 않은가. 물론 현안도 있지만. 과거에 있던 것은 거의 다 잘 정리됐다.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다(웃음)."

-언론에서는 잘 안한 질문인데 인사 관련해서 묻고 싶다. 민선 6기 들어 인사혁신안 등 인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신만의 용인술이 있다면. 또 자신이 중용하는 사람은 어떤 타입인가.

"내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시장이나 리더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야말로 최적의 인재, 최적의 자리에 갖다놓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근데 저는 인사의 원칙이 사실은 뭐 여러 요청도 있고 고려 요소도 있지만 방금 말씀드렸던 적재적소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나름대로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이게 굉장히 어려운 게 인사더라. 예를 들어 잘 아는 사람이라도 해도 실제 일을 잘 할지는 모른다. 그래서 일부 실패도 있었다. 그래서 제가 늘 강조하는 원칙은 널리 인재를 구하는 것이다. 전에는 주변에서 추천을 받거나 공모를 했는데 1~2년 전부터는 리쿠르트 전문회사에 맡기기도 한다. 또 하나는 산하투자 출연기관에서는 그 사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특히 내가 강조하는 인재상이라고 할까, 리더상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그 분야에 전문성이 있어야 되고, 두 번째는 관계를 잘 맺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관계 말이다. 왜냐하면 기관장라는 게 혼자 일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의회과의 관계, 언론과의 관계, 부하 직원들과의 관계 이런 것들을 잘 맺고 부드럽게 잘 풀어가고 직원들을 일 잘하게 격려하는 이런 리더가 중요한게 아닌가. 그런 관점에서 본다. 사람은 과거의 경력과 경험의 존재이기 때문에 평판 조회도 중요하더라."

-인사과 공문에 보면 인사때마다 그런게 나온다. 인화를 굉장히 중요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우리는 사실 좀 어려운 게 인사과가 있긴 하지만 주로 직원들의, 본청의 인사이고 투자출연 기관장이나 이런 쪽은 담당하고 있지 않고. 근데 청와대의 경우 인사위원회가 있잖아 정부기관으로. 그 다음에 청와대 민정 수석실이 어쨌든 사람해서. 예컨대 국정원이나 경찰이든지 여러 정보 부서가 있으니까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지 않은가. 근데 우리는 그런게 없는 상태에서 사실 어려운 점은 있다. 그래서 정부가 지방정부의 인재풀이나 검증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했다."

-언론에 물어보는 것은 어떤가(웃음).

"좋다. 그런데 문제는 기자들은 미리 (인사기사를)내보내잖나.(웃음) 그것(비보도)만 보장하면, 오프로 해주면 기자단에 보내놓고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오세훈 전 시장의 유물, 부채.뉴타운 등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했다. 하지만 동시에 오 전 시장의 사업으로 이득을 본 부분은 없나. 마이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빛섬 등이 예가 될 것이다. 오 전 시장과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으며)기자들이 자꾸 그렇게 얘기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역사적 존재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전임 시장님이 해놓은 거는 잘 활용해서 조금 부정적인 것은 시정하고 좋은 것은 그대로 이어받아서 성공시키는 게 중요한 것이다. 예컨대 전임자를 싹 무시하면 어떤 근거 바탕 위에 성공할 수 있겠나. 그런데 (전임 시장 사업들을)자꾸 '지웠다'고 뭐 근거 없이 얘기하는데 저는 그런 적이 추호도 없다. 예를 들어 한강 르네상스 부분도 너무 돈이 크게 들어가는 것,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은 아마 오 시장이 있었어도 취소했다. 예컨대 용산항, 여의도항은 그런 것은 힘들지 않았겠나. 또 용산 국제업무지구 이런 것은 우리가 하지 않아서라기보다 경기라든지 이런 이유 때문에 취소된 것이다. DDP, 신청사는 이미 내가 오니까 50%, 70% 공사가 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은 잘 마무리해서 콘텐츠를 잘 채웠다고 생각한다. 재정도 균형되게 하면서 빛나게 만들어갈 것이다. 왜냐면 이미 오 시장 것이 아니라 제 것이 돼 버렸다."

"그걸 일부러 안 되게 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런데 자꾸 언론이 (전임 시장과의 단절)그런 식으로 보도해서 일반시민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저는 오 시장 뿐만 아니라 이명박 시장이 만든 청계천도 시민위원회를 만들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서 2050플랜까지 만들어서 2050년까지 생태성이나 접근성이나 역사성을 강화시켜가도록 하고 있다. 고건 시장 시절 추모 시설 등은 이미 그 분이 한 것이다. 또 상암동 DMC 같은 경우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왔는데 랜드마크 잘 매각하고, 나머지 수서 역세권 개발해서 상암 DMC가 완전히 살아나게 하는게 후임자인 제 역할이다. 제가 한 것도 완성 다 못할 수 있다. 그림 그린 것을 그 다음 사람이 할 수 있다. 제가 고민했던 것은 5년, 10년 지나서 또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게 분명 있을 것이다.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정의)연속성은 아주 핵심이고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소통 전문가'라고 자부하던 시장에게는 낯선 일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지한 표정으로)그런 얘기 많이 듣고 있다. 반성하고 있다. 내가 해보니까 소통이라는 게 끝이 없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지금 내가 일정표를 보면 소통하는 시간이 상당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장으로서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시간과 기회와 공간의 한계가 있지 않은가. 오늘도 보면 서울시 가족정책 청책토론회 이걸 1시간20분 했다. 명예부시장 위촉도 했다. 이것도 하나의 소통의 채널이 아닌가. 오찬은 시 국장 4명과 했다. 우리끼리도 소통 필요하니까. 그리고 또 시의원 2명을 만났다. 어필하는 게 있었다. 서울시 상인연합회 간담회도 있었다. 30분 동안이었는데 이분들도 '자주 만나고 싶은데 왜 자주 안 만나주냐'고 이런 얘길했다. 시립병원 원장들하고 만나서 1시간25분 동안 역시…. 하루에도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러는 사이에 어떤 분은 만난지 1년이 다 되가는 분 있다. 끝은 없는데 다만 어쨌든 시민들이 그렇게 느끼거나 단체, 기관에서 그렇게 느끼고 있다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니까."

-소통의 횟수가 아니라, 소통의 질이 아니겠는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글쎄 어떤 걸 고치면 되겠나. 어떻게 하면 소통을 질을 높일 수 있는지 말해달라."

-기사로 쓰겠다(웃음).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서도 방향은 맞지만 역시 소통이 문제다. '제2 청계천'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의욕도 좋지만 이 사업을 너무 서두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시재생과 보행친화도시의 이런 큰 틀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이 많다. 세운상가, 광화문광장 프로젝트도 있고, 공공자전거 체제 도입 등 수많은 정책 있다. 그 중에 하나일 뿐인데 반대가 많아져서 논란이 됐다. 그러다보니까 '제2의 청계천'이라는 말이 나왔다. 내 표현이 아니고 언론사에서 나온 표현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유명해져버렸다. 청계천하고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 청계천은 있는 사람을 이전시킨다거나 이런 무력성이 있었다. 하지만 서울역 고가는 철거될 운명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철거하기보다는 활용하자는 뜻이었다."

"사람들은 마치 뉴욕에 가서 (갑작스레)발표한 걸로 생각하는데 이미 선거 공약에 있었다. 시민들이 물론 그것(공약)만 유심히 보고 (나를)찍은 것은 아니겠지만 선거를 통해서 한번은 걸러진 공약이다. 그리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반대가 많을 줄 알았으면 충분히 주민에게 설명하는 등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늦긴 했지만 굉장히 다방면으로 소통했다. 중구 현장시장실 갔을 때도 현장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 주민들의 요구가 뭔지 정확히 확인했고, 그것을 반영해서 단순히 고가라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굉장히 소외되고 쇠퇴하고 있던 서부 권역, 중림동, 청파동, 서계동, 공덕동에 대한 종합적 그림을 그리게 됐다."

"마포구청도 현장시장실 갔지만 그런 내용은 몰랐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시장이 감으로써 완전히 햇볕, 달빛에 다 노출됐다. 빛이 들지 않는 음지가 양지로 변하게 된 것. 그러면서 용산과 마포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뀠었다. 중구도 사실은 반대는 거의 많이 줄어들었다. 남대문시장도 대표와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일부가 조직화돼서 반대했던 건데 그분들조차도 남대문시장 자체가 이미 쇠퇴의 경로로 걸어오고 있었다는 것은 안다. 그런데 서울시가 나서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으로)변화를 주겠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식으로 설득이 돼 가고 있고, 미세하게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6월말이나 7월쯤 발표할 건데 그렇게 되면 아마도 반대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자신하나?

"왜냐면 반대할 이유 없게,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고 도움이 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마을, 제2시민청, 한전부지 개발공여금 등 강남구와 연이어 갈등을 빚고 있다. 곤혹스러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서울시와 자치구간의 관계는 갈등의 관계가 되선 안되고 협력의 관계가 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자치구하고도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는 진주시라든지 고양시라든지 파주시라든지, 이런데도 다 갈등 있었지만 해결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강남구는 쉽게 잘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명색이 서울시장이지만 제 자존심이나 이런 걸 버리고 있다. 예를 들어서 구룡마을도 서울시 입장이 틀렸다기보다 구청장이 절대 안 굽히니까 타협했을 때 구청이 요구하는 대로 해줬다. 왜냐면 주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처럼 갈등이 되고 있는 한전부지 개발사업도 뭐든지 좋은 의견이 있으면 그리고 그것이 합리적이고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서, 강남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강남구 입장을)얼마든지 받을 자세가 돼 있다. 그런데 그것이 불합리하고 말이 안 된다면 수용할 순 없다. 다시 말하지만 서울 시민에게 도움이 되느냐, 또 서울의 미래발전에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서 구청장이 제안하는 것이 합당하면 받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받을 수 없다."

"사실 시장으로서 불쾌하고 것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특별이 액션을 취한 것은 없는데 그 쪽에서 과도하게 무리한 것이 요즘 드러나 교통정리가 되고 있는 분위기 아닌가. 강남에서 얻는 이득이라고 강남에만 쓰라고 하는 것은 문제다. 그럼 다른 24개 구청 모두에게 질타를 받을 것이다. 그것도 다른 데도 아니고 바로 옆 송파구에 쓰는 건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하면 무리한 주장이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요즘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나온 수익을 다른 데 쓰지 말라고 한다.

"마곡도 대한민국의 최고의 R&D 융복합 지구로 또 가장 생태적인 도시로, 최고의 새로운 타운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심초사하고 양심을 걸고 하고 있다. 완성되고 나면 강서구에 얼마나 큰 이익이 돌아가겠나."

-지방자치 발전에 관심이 많고, 최근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발표도 했다. 정작 자치구는 당적과 상관없이 서울시가 갑질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마다의 형편은 간과한 채 시의 뜻대로만 하려고 한다는 게다. 도시재생 선도지역, 교육혁신지구 선정 이후 시 관료가 시 뜻대로 하지 않는다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없나.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저는 역대 어떤 시장보다도 구청에 많은 권한과 지원을 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 잘 아시지만 현장시장실을 자치구에서 다 돌면서 그때 얼마나 많은 약속을 하고 많은 지원을 했는가. 작년에 3800억원, 이번에도 3600억원을 투자해서 구청장들의 묵은 숙제를 거의 많이 해결해줬다."

-그런가.

"지금 제가. (답답하다는 듯 비서를 부르며) 지역현안 어느 구청 한줄만 가져와 보라. 구청장들이 요청하면 그런 것들은 서류만 보면 모른다. 현장을 가봐야 알 수 있다. 현장시장실 슬로건이 구민이 시민이고, 시민이 구민이다. 이게 뭐가 다르냐. (직원을 채근하며)몇 개만 가져와 보라. (지역현안 - 송파구, 동작구, 중랑구 파일명이 담긴 서류뭉치를 보여주며) 솔직히 이렇게 챙기는 시장이 없지 않은가. 시장이 자기 어젠다 해결하는 데도 돈이 엄청 모자라는 데 구청들에게 1년에 3800억원이면 어마어마한 돈이다. 예를 들어서 2년~3년 임기로 따지면 1조가 넘는 프로젝트를 시장의 어젠다를 해결하면 훨씬 더 인기를 얻고 다음 선거에 유리할 것이다. (구청들의 불만은)결국 예산 문제이다. 그래서 재정분권 교부율도 어쨌든 1%로 올렸다. 그 다음에 특별교부금도 사실은 전에는 듣기로는 시장을 와서 만나야 그때서야 사인해줬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와서 '구청장 바쁜데 왜 와야 되냐, 그냥 서류로 보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구청장들이 요청한 것을 거절한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그걸 공공건축가에게 자문을 받으라고는 한다. 왜냐하면 디자인 같은 내용이 중요하니까 그런 정도 내가 간섭했다. 이런 식으로 많은 걸 내가 풀어드리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워한다. 과거보다 복지 예산 지출이 많아지면서 재정이 어려워서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나는 내가 과연 대통령에게 요구를 하지만 구청장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헤아려준 적이 있던가를 반문하게 됐다. 그래서 제가 선언했다. 중앙정부에 요구하기 앞서 구청장님들에게 먼저 해드려야겠다. 지금 여러가지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재정에 있어서 해결해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지방분권정책협의회 만들어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그래서 지방분권혁신방안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물론 구청장이 원하는 대로 다 해드릴 순 없다. 그래도 상당한 정도로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특단의 대책 기대해도 되나.

"글쎄요. 그건 기자들이 평가해줘야(웃음).

-남북교류에 대한 시장의 의지는 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은 없는가.

"말씀하신 남북문제는 결국 중앙정부가 기본적으로 풀어줘야 지방정부가 움직일 수 있다. 지난번에 미국의 외교협회인가에서 강연할 때도 그렇고 지방도시의 외교가 중요하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고, 독일 사례 보더라도 통일의 큰 그림은 중앙정부가 그리고 추진하지만 구체적인 콘텐츠들은 지방정부가 쌓아가는 것이다. 인프라가 됐든, 시민교류가 됐든, 경제적인 것이 됐든, 관광이 됐든 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북한 도시와)서로 교류하면 큰 그림은 정부가 그리되 지방도시는 내용을 채우는 역할을 할 거라도 본다."

"중앙정부가 5·24 조치(이명박 정부 당시 취한 남북교역 중단 등의 일련의 대북제재 조치-편집자 주)를 해제하고 새로운 남북관계 복원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신뢰 프로세스를 쌓아가는 것이다. (현 정부는)사실 선언만 하고 내용 추진은 하나도 없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지방정부도 얼어붙은 상태에서 그대로 가고 있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그런 것들을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이다."

"그렇다고 서울시는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경평축구 부활이나 서울시향 협연 같은 것을 주장했지만 안되니까 그 대신 우리가 준비를 하자, 좋은 교류의 물꼬를 트일 때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려고 한다. 역사도시가 예다. 평양도 역사도시니까, 평양과 서울간의 직접적인 교류를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역사도시로서의 평양이 문화재를 어떻게 복원하고 장기적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할 수 있는지 이런 것에 대한 연구를 한다든지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일을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지…. 도시계획에 있어서 서울시도 많은 시행 착오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교류하면 평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다음에 개성 공단을 모델 삼아서 평양 가까운 데가 남포 공단이 있는데 서울이 그 공단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연구과제로 설정하고 연구하고 있다.이번 6·15 남북 공동선언을 기점으로 해서 서울시가 종합적으로 북한에 제의할 것을 발표할 생각이다."

-정치인은 인기를 먹고산다. 한때 지지율이 치솟았는데 지금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잘 써서 올려달라(웃음). 오늘 기사로 10% 반등될 수 있게. (정색하며)그런데 사실 10%도 엄청난 것이다. 저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중앙정치나 여의도 정치에 함몰되는 것 보다 시장으로서 생활정치를 제대로 해서 시장으로서의 인기가 높은 게 중요하지, 대권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득 생각난듯)그런데 서울시장으로서의 인기는 조사해봤냐(웃음). 인기라는 게 늘 말씀드리지만 공중에 날리는 새털과 같은 존재이다. 인기에 연연하기 보다 중심을 갖고 시정을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 그런 얘기는 들어봤냐. 시청 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기자들에게 잘해야겠네.(웃음)

-정치쪽으로 넘어가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당 혁신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뭐 잘 하실 것이다. 일종의 몸부림과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 있으니까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서울시장으로서 시정을 잘 펴서 시민 신뢰를 얻는 것이 당에 대한 가장 큰 공헌이라고 보고 혹시 그럼에도 시장으로서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제언을)아낄 이유는 없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들어서면서 당내에서 물갈이론이 나오지 않는가. 호남중진, 486정치인, 다선의원 총선 공천 배제 이런 거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할 것이다. 내가 그럴 권한이 있나."

-한가지 덧붙이지만 서울에서 뉴타운 등이 성행하던 시절에는 도시설계를 하는 소위 '토건세력'이라는 게 문제가 됐다. '관료 건설사'를 묶어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박 시장 재임부터는 토건세력 대신 건축가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이 대표적이지 않은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물론 서유럽에는 도시건축가가 활발히 활동한다.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 등이 많은 자문 역할을 하는데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건축가들이 밀려들어온다며 걱정하는 얘기도 나온다.

"저는 그건 전혀 걱정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이미 선언했다. 건설의 시대는 가고 건축의 시대가 왔다. 왜냐하면 한 도시의 경쟁력이나 관광 발전이라는 것이 그 도시가 얼마나 건축적으로 잘 발전하고 있는가에 달렸다고 본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먹고 살기 위해 미관이나 건축적 비전 없이 마구 건설하던 시대였다. 이제는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함께 어깨는 나란히 하는 건축도시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 시에서는 건축 비엔날레도 열고 건축에 있어서의 혁명적 전환이 있었다. 턴키 방식이라든지, 국제공모 제도를 확대한다든지, 청년 건축가들이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지 이런 게 다 그런 것다. 그렇다고 내가 토건사업을 완전히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격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서 경전철 10개 노선을 국토부 인가에 따라 하게 되고, 제물포 터널이나 서울 간선도로 지하화 이런 것들은 새로운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같은 토건사업이라도 시민들의 삶의 질과 생태도시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도시 재생이라는 관점에서의 큰 변화가 왔다. 사실 어찌보면 MICE는 아마 용산 개발보다 더 큰 프로젝트일 것이다. 한전부지 하나를 현대가 10조에 샀다. 이것은 훨씬 더 큰 프로젝트이다. 여기는 더 많은 수요와 기대가 확실히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돈 크게 안 들이고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것이 토건적 프로젝트라고 하지는 않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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