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염색-파마-화장도 하지마', 대학 체육학과 신입생 규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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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염색-파마-화장도 하지마', 대학 체육학과 신입생 규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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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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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큐 고대기 사용도 금지.
▲ [시사주간=사회팀]

서울의 한 사립대 생활체육학과에서 신입생들의 행동을 강제로 통제하는 생활규정 문서가 배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 'A대학교 생활체육학과 생활 규정'이라고 명시된 인쇄물이 올라왔다.

A4용지 한 장 분량의 해당 문서에는 신입생들의 말투와 복장, 행동 등을 제약하는 문구들이 가득하다.

선배에게는 '요'자를 사용할 수 없고, 말 끝마다 '다나까'로 끝나는 군대식 말투와 압존법을 사용해야 한다. 또 전화를 할 때는 통화가 가능한지 먼저 물어보고, 선배가 먼저 끊기 전까지는 끊으면 안 된다.

복장 규정도 명시돼 있다. 남녀 모두 염색·파마를 할 수 없다. 지퍼, 단추를 끝까지 채워야 하며 운동복(추리닝), 크로스백은 착용할 수 없다.

특히 여자의 경우 BB크림까지만 사용이 가능하고 화장은 할 수 없다. 머리는 반드시 묶어야 하고, 흰색이나 밝은 색 바지나 치마 등은 입을 수 없다. 또 구두나 워커, 슬리퍼 등은 신을 수 없고, 매니큐어와 고대기 사용도 금지했다.

이 밖에 ▲선배들과 있을 때 모자 쓰고 있지 않기 ▲학교 안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학교주변에서 음주금지 ▲무슨 일이든 선배에게 먼저 보고하기 등의 내용도 담겨있다.

해당 문서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쇼설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해당학과 홈페이지에서 '아직도 이런 악습이 남아있냐'며 비난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해당 학교 측에 따르면 이 문서는 지난 14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해당 문건은 13학번 재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유인물"이라며 "공식적인 문서는 아니고 학교와 해당학과 교수들은 문서가 배포된 것을 이번에 알게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진상을 파악하고 한 뒤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문건에는 인간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요소들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실제로 대학 캠퍼스 내 이런 비인권적인 규정들이 여전히 비일비재하다"며 "비단 체대만의 문제가 아닌 대학 내에 잘못된 군대식 예절문화에서 비롯된 인권침해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문서 역시 여전히 대학 내에 잘못된 예절문화가 있음을 확인한 사례"라며 "대학 사회에 전반에 팽배해 있는 잘못된 군대식 예절문화에 대해서 우리사회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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