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규 ‘아리랑’ 필름, 광복 이듬해도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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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운규 ‘아리랑’ 필름, 광복 이듬해도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
  • 시사주간
  • 승인 2016.08.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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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필름, 멸실 아니다?…발굴희망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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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영화기자]
영화 ‘아리랑’의 필름이 광복 이듬해에도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대 세계 어느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걸작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춘사(春史) 나운규(1902~1937) 감독의 ‘아리랑’ 필름은 적어도 70년 전까지는 국내에서 볼 수 있었다. 1926년 10월1일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한 무성영화다.

1946년 5월20일 국내 문화예술전문 통신사 ‘일간 예술통신’은 ‘태프로씨, 아리랑을 격찬’이라는 기사를 각 신문사로 보냈다. 태프로는 미국 군정청(재조선미육군사령부군정청·1945년 9월~1948년 8월15일)으로 파견되기 전 미국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할리우드에서 배우로도 활동한 병사다.

“전일 조선예술 관계자와 조선예술에 대하야 교류를 한 미국 예일대학 연극과장 하이든 박사의 수제(首弟) 레고리 태프로 군조(軍調)는 18일 하오 1시에 조영(조선키네마프로덕션)을 방문하고 이곳 배우들과 만나 전후 미국영화계의 현황, 조선영화계의 실정과 현행 영화 검열제도 등에 대하야 격의 없는 의견교환을 하였는데 씨는 동(仝) 석상(席上)에서 ‘아리랑’ 감상 등 기(其) 의견에 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지금 조선에서는 영화검열제를 실시하고 있다는데 미국에서는 영화검열이라는 이름조차 전혀 모른다. 그러나 조선의 실정을 잘 모르는 관계로 나로서는 조선의 검열제도 실시에 대하야 전연 그 의의를 운운 할 수는 없다.’”

이어 ‘아리랑’과 나운규를 언급했다.

“‘어제 대륙극장(단성사)에서 20년 전 작품이라는 ‘아리랑’을 보았는데 나는 그 영화를 통해 조선 영화인 중에 놀랄만한 수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 때 시절로는 세계적으로 내노을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영화의 최근작은 아직 보지 못하였으나 이 영화를 볼 때 지금쯤은 조선영화의 발전이 어느 정도에 도달하고 있는가를 가히 추측할 수 있다. 하여간 조선영화계에 대하여 크게 기대를 갖고 있다.’”

나운규와 ‘아리랑’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아리랑’ 개봉일 90주년을 앞두고 이 사료를 확보한 차길진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은 “아리랑 필름은 1945년 이전 일제가 일제히 수거, 일본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행여 몰래 간수했던 필름이 있다 해도 6·25 전쟁 중 소실됐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예술통신의 보도를 찾아내면서 아리랑 필름이 한국 또는 북한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무시 못하게 됐다. 미국이 필름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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