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촛불집회 · 시위 역사를 새로이 쓰다
상태바
시련의 촛불집회 · 시위 역사를 새로이 쓰다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6.11.27 14:30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 5차 촛불집회는 사상 최대 규모임에도 거의 완벽한 평화시위의 전범을 보여줬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김도훈 기자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5차 촛불집회는 사상 최대 규모임에도 거의 완벽한 평화시위의 전범을 보여줬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6일 서울 광화문에 150만명, 지방 40만명 등 전국적으로 190만명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100만 촛불이 모인 지난 12일 이후 최대 규모다.

경찰은 오후 7시40분 기준 27만명(서울기준)이 모였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경찰 추산 최대 인원은 26만명이었다.

이날은 청와대 200m 앞까지 접근하는 일명 '턱밑 행진'과 집회가 가능해지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

앞서 법원은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청운동주민센터,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등까지 행진 및 집회를 허가했다. 사상 최초로 청와대를 동·남·서로 둘러싸는 집회가 열린 것이다.

시민들은 끝까지 비폭력·평화시위를 유지했다.

시민들은 가끔 일탈 행동을 보이는 소수 참가자들에게 비폭력을 강조하며 자체적으로 자제시켰다. 또 경찰버스에 꽃스티커를 붙이는 등 평화로운 항의 방식을 선택했다. 

오후 10시께 본집회가 종료된 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청운동 일대에서도 시민과 경찰 간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집회가 이어졌다.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 앞과 내자로터리에선 시민들이 3분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이따금 구호를 제창할 뿐 별다른 물리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과 대치 중인 시민들도 경찰을 향한 비방 없이 차분히 시위에 동참했다.

일부 시민이 경찰을 향해 종이피켓을 던졌지만 주위 참가자들이 오히려 이를 저지하기도 했다.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에서도 폭력의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 중심으로 집결한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지키며 시위를 이어갔다.

학생들은 자유발언, 구호와 노래제창을 반복하며 차분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하야가'나 '이게 나라냐' 등을 부르며 피켓과 촛불을 높이 들었다. 가수 GOD(지오디)의 '촛불하나'를 다 같이 부르기도 했다.

대열이 붐비면서 폴리스라인이 흔들릴 때도 경찰은 침착하게 통제선 준수를 요청했고 시민들도 이에 응하는 등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우리는 헌정사상 최초로 청와대 근처에서 평화시위를 하는 역사를 쓰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거리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눈과 비가 내려 땅이 젖은 상태였지만 거리는 대체로 깨끗했다. 

경찰도 한몫했다. 경찰은 종전처럼 시민들을 자극할 수 있는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했다. 압박과 경고보다는 설득과 설명을 통해 시민들에게 평화시위 보장 약속을 지켰다. 

청와대 인근 내자동 로터리에 차벽 대신 병력을 배치하는 등 시민들이 흥분할 수 있는 요인들은 사전에 신중하게 배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10시40분께부터 율곡로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는 1박 2일 농성에 합류했다. SW

kd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