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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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72)
  • 시사주간
  • 승인 2017.10.2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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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아래로 내리깔곤 혀로 입술을 한번 휘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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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한은 노태오를끌어당겨 무언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긴가민가하던 노태오가 고개를 끄덕이다 마침내 살그래 웃으며 기막힌 생각이라는 듯 손딱총을 쏘았다.

갈치상호신용금고 지저분 전무 방은 초라했다. 언제 구입해 벽에 걸어 놓았는지 모르는 조잡한 벚꽃 그림 하나가 덩그러니 걸려 있었고 강약조절이 안되는 낡은 선풍기가 푸들거리며 돌아가고 있었다.

나무책상에 깔아 놓은 유리는 가운데에 금이 가 있었다.지전무는 그러나 흐뭇했다. 그는 책상에다냄새 나는 발을 올려 놓고 양말을 반쯤 벗어 발등 중간쯤 걸치고는 휴… 하고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그리곤 발바닥을 손으로 한번 쓰다듬더니 코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피히 휴야… 냄새 한번 드럽네.” 그러다 그는 무엇이 그리 기분 좋은지 코를 벌렁거리며 싱글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지전무는주위를 한번 살펴본 다음 손가락에 침을 바르더니 주머니에서 하얀봉투를 꺼냈다. 그리곤 마치 먹이감 엿보는 승냥이처럼 눈을 아래로 내리깔곤혀로 입술을 한번 휘감더니 봉투 안에 든 것을 꺼냈다. 수표였다.

1천만원이하라는 도장이 선명하게 찍힌 천만원짜리 수표였다.그때 갑자기 미스김이 반쯤 열린 문을 밀고 확 들어섰다.“전무님 저 오늘….”바람 피우다 마누라한테 걸린 듯 화들짝 놀란 지전무가 수표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수표는 마침 고개를 이쪽으로 돌린 선풍기 바람에 날려 미스김 발등 앞으로 떨어졌다.놀란 미스김이 “어머 이게…” 하면서 수표를 주으려 고개를 숙이자 지전무는 “어? 야… 놔둬 놔둬!” 하면서 양말이 벗겨지는지도 모른 채 달려가 어리둥절한 미스김을 밀쳐내고 양아치 쓰레기 줍듯 주워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그 동작이 얼마나 날쌨던지 미스김은 보았는가 안보았는가 했다.“어머… 전무님. 그거 수표 아니라예?”“수표… 어 어엉? 그래 수표지. 헤헤헤 우리 마누라가 계를 타서…. 헤헤헤.”“와… 천만원도 넘는 것 같던데예? 사모님이 알뜰하게모으셨나봐요”“천만원? 아 그래, 그렇지머. 근데 와?” [73에서 계속]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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