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때로는 비처럼 때로는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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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때로는 비처럼 때로는 음악처럼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1.04.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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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앤 가펑클. 사진=사이먼 앤 가펑클 공식 홈페이지
사이먼 앤 가펑클. 사진=사이먼 앤 가펑클 공식 홈페이지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개인 특징이 있어 둘을 비교해 보는 건 쉽습니다. 허나 누가 날 다른 이와 비교하면 신경이 바늘보다 더 날카롭게 곤두섭니다. 비교당하는 건 고역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비교 자체가 무척 어려운 것 아니냐 이 말입니다, 제 말은!

운동기술 해설이 우선시 됐던 스포츠평론가들도 요즘엔 감각적 멘트를 할 줄 알아야 인정받습니다. 듣고 보는 쪽에선 그게 더 이해도 쉽고 재미도 있죠. 참 멋진 인터뷰로 느껴졌습니다.
기자 “두 선수 중 누가 우월할까요?”
평론 “한 사람은 수선화 같아요. 다른 한 사람은 장미라 할 수 있겠죠. 각자의 향기가 다를 뿐 둘 다 최고입니다.”
회색분자의 능구렁이 답변이 아니고 지혜로운 처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하는 질문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대재상 황희가 일개 농부에게 크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농가 순례 때 누렁소와 검정소 둘을 데리고 논을 갈던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재상 “여보슈, 궁금해 묻는 거외다. 누렁이와 검정이 중 어느 소가 쟁기질을 더 잘 하오?”
농부 “쉬잇! (다가와 귀에 대고 나직)누렁이를 칭찬하면 검정이가 검정이를 칭찬하면 누렁이가 얼마나 섭섭섭섭 하겠어요?! 큰 목소리로 묻는 게 아니오, 이 무식한 양반아!”

남을 비교할 때 조심스러워야 할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을 놓고 누가 더 훌륭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칩시다. 이를테면 바로 코앞인 서울시장 선거 주요 후보를 비교한다고 했을 때, 뭐라 하시겠어요?

“한 사람은 비처럼 시원하고, 한 사람은 음악처럼 달콤해요.” 이렇게 대답해 보세요. 아, 현란한 문학적 표현에 어안이 벙벙해지거나 당신을 최고의 고수라 하며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좋아합니다. 불러 볼까요?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어때요? 비도 좋고 음악도 좋지요?”

4월은 어김없이 촉촉한 비로 시작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심지어 사랑마저 변죽이 심한데, 4월은 어김없이 촉촉한 비로 시작합니다. 대지와 입을 맞추는 봄비를 보면서 사이먼&가펑클의 ‘에이프릴 컴 쉬 윌(April come she will)’을 듣는 맛이 기가 막힙니다.

사이먼과 가펑클도 천상의 화음과 달리 둘이 늘 다정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팀 이름도 처음엔 쌈박질이 연상되는 '톰과 제리'였다죠. 그들의 노래 ‘복서(The Boxer)’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나머지는 무시해 버린다.’ 

링 위에서 싸우다가 감정이 상했다고 악수도 안 한 채 헤어지는 선수들이 가끔 있습니다. 심사가 사나워져서이겠지만 팬들의 마음도 불편해집니다.

얼마 전... 아니, 벌써 6년이 흘렀군요. 사이먼&가펑클의 2015년 내한 공연, 불멸의 히트곡 ‘침묵의 소리(Sounds of Silence)’를 부르고 나서 가진 기자 인터뷰.
“'남의 말에도 귀 기울이면 세상이 비록 험하다 해도 우정의 다리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혹시 당신네들 소회가 담긴 내용입니까?”

잠시 머뭇거리던 그들, 누가 뭐랄 거 없이 대답을 했습니다. “우린 어릴 적부터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평생을 비교 당했습니다. 듀엣 활동이 버드나무(willow tree) 같았다면 솔로 활동은 참나무(oak tree) 같았어요.”

두 나무 중 어느 나무가 더 비싼지 묻는 기자...있었을까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말합니다. 비교하긴 쉬워도 당하면 기분 영 개운치 않습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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