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은 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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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은 컴이다'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1.04.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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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임하룡이 출연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사진=쇼박스
개그맨 임하룡이 출연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사진=쇼박스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동창회나 무슨 모임 같은 곳에서 모처럼 만난 사람들이 흔히 할 수 있는 인사말 중 겉 얼굴 모습을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있습니다. 반갑다는 표현으로 하는 거지만, 뜻은 극명하게 다른 인사를 건넵니다.

1 “이거 얼마만이야? 10년은 젊어 보이네.”
2 “오랜만에 보니, 10년은 폭삭 늙어 보이네.”

1에 대한 답변은 이렇습니다. 설령 이렇게 받는다 해도 속으로 아주 좋은 기분이 듭니다. 1-1 “뻥치지 마. 자세히 보면 주름살이 논두렁밭두렁이야.”  

2에 대한 답변은 이렇습니다. 내심 불유쾌해 따끔하게 쏘아주고 싶지만 우물우물 말을 하는 둥 마는 둥 합니다. 2-2 “허허...뭐, 20년 늙어 보이지 않아 다행...어쩌구...” 사실 이렇게 받아치고 싶지 않았을까요? “야, 넌 시신처럼 보인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은 더 곱습니다. 반대로 가는 말이 꼬우면 오는 말도 꼽죠. 그런데 글 제목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은 컴...이 뭐냐구요?하하! 고우는 Go이니 반대로 오는...은 Come 아니냐는 그러 그런 아재개그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건넬 인사가 마땅치 않다고요? 아니, 이 말 모르세요? 스스럼없는 친구부터 위아래로 나이차 많아도 이 한마디이면 충분합니다. ‘반갑다’, 이 이상의 호의 표시가 또 더 있겠습니까.

제 지인 중 중국인, 우리말 잘 한다지만 자기나라 말 억양 있는 1인이 있는데요, 중국음식점 하는 그가 만나면 손 내밀며 하는 말이 늘 “빵 값 내!”입니다. 제가 뭐 중국 공갈빵을 외상으로 먹고 아직 돈을 안 갚은 것으로 아시지 마세요. 그가 우리말 ‘반갑네’라고 하는 게 ‘빵값내’로 들립니다. 매번 웃죠.
 
동안(童顏)이 있듯 노안(老顔)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랑 친구 먹는 개그맨인데요, 임하룡 아시죠? 그는 30대 때부터 노인 역을 많이 했는데, 말투는 물론 몸짓연기가 영락없는 노인이었습니다. 노인 연기를 잘한 것인데, 다소 나이 들어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함께 ‘유머1번지’ 등 개그프로그램을 많이 했습니다.

선후배들이 ‘임하룡은 노인 역 하면서 굳이 분장을 할 필요가 있나’라 심한 농담을 해도 사람 좋은 그는 그저 실실 웃어넘기곤 했습니다. 그러나 노안 운운은 개그맨들이 코미디 촬영장에서 특별한 상황에서 극도의 조크라는 걸 전제하고 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런 건 있습니다. 여자들은 ‘동안’을 아주 좋아합니다. 말이라도 어려 보인다 하면 결코 싫어하지 않습니다. 남자들은 ‘동안’으로 비쳐졌다가 나이 어린 사람으로 여겨지고 심지어는 무시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늙어 보이는 사람’에게 꼭 그 상황을 말해야 할 경우 이런 식으로 하면 무난합니다. “남자야 중후해 보이는 것도 무방하죠 뭐!”

누군가 나이 들어 보인다, 노안 운운할 때 이렇게 받아치면 고급스런(?) 반격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이 老顔(노안)이라고? 내가 보긴 당신 눈이 老眼(노안) 같아 뭘 잘 못 보는 것 같은데. 하하!!”

가는 말이 꼬우면 오는 말은 더욱 꼬운데, 왜 모처럼 만나서 늙어 보이니 마니 얼굴 모습 타령을 할까요? 5천만 누구든 다 알고 누가 써도 다 좋은 인사말 ‘반갑다’를 놔두고 말이죠.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 했으니, 나무젓가락 내밀었다가 야구 방망이를 맞는 일 없어야겠습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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