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 통과, 남아있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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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 통과, 남아있는 숙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5.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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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지자체 "지원위원회 설치, 지원 계획 수립 시행"
한국노총 "필수업무, 한시적 아니라 일상적으로 필요한 업무. 재평가 필요"
민주노총 "실질적 대책 위해 노동자 당사자 참여시켜야, 시간 끌면 안 돼"
지난 2월 서울시청 앞에서 필수노동자 근본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서울시청 앞에서 필수노동자 근본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재난 발생시 필수업무 종사자 범위를 지정하고 보호 및 지원 계획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는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열악한 작업 환경과 코로나라는 악재 속에서도 업무를 해야했던 필수노동자들의 안전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재난 시가 아닌 평상시에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 지원 계획 수립 과정에 노동자 당사자가 참여하는 방안 등 숙제가 남아있어 정부의 선택이 법안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19가 계속되면서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보건의료 종사자, 돌봄 종사자, 환경미화원, 버스 운전기사 등의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이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 역시 문제가 되면서 필수노동자 지원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버스 기사의 경우 긴 거리를 왕복하기 위해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상황 등이 문제가 됐고 돌봄 종사자들의 과도한 업무 등의 문제가 지적되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나왔고 이로 인해 사회의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에 필수노동자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치료를 담당하는 보건의료 종사자들, 요양과 육아를 담당하는 돌봄 종사자들, 배달업 종사자들, 환경미화원들 등 대면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분들이 필수노동자다. 우리 사회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다. 비대면 사회도 이분들의 필수적 노동으로 가능했다"면서 각 부처에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그리고 약 6개월만에 필수노동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통과된 법에 따르면 '필수업무'는 재난이 발생한 경우 국민의 생명, 신체의 보호와 사회 기능 유지에 필요한 업무로, '필수업무 종사자'를 필수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재난 발생시 고용노동부 장관은 필수업무 및 그 종사자 범위를 지정하고 보호 지원 방안, 재원 조달 등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심의하기 위한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지원위원회'를 고용노동부에 설치하도록 했다. 또 각 지자체도 조례에 따라 지역별 지원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역상황을 고려한 지원 계획울 수립,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재난이 종료된 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원계획의 이행 결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자치단체, 공공 및 민간단체 등의 포상과 정부 업무평가 등에 반영하도록 하고 평시에는 재난유형에 따른 필수업무의 현황과 종사자 근무환경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재난에 대비하도록 했다.

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 통과 이후 양대 노총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필수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요구해온 노동자들의 투쟁의 성과"라고 밝혔고 한국노총 역시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양 노총 모두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국노총은 30일 논평에서 "지난해 정부가 '범정부 필수노동자 T/F'를 출범시키며 공언했던 그대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필수노동자의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조명하고, 필수노동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후속조치를 서둘러야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번 법률안에서는 필수업무를 '재난이 발생한 경우 국민의 생명, 신체의 보호와 사회기능 유지에 필요한 업무'로 한정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재난은 일시적, 한시적이 아니라 항구화, 일상화되고 있음에 주목해야한다. 필수업무를 한시적인 성질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유지를 위해 일상적으로 필요한 업무로 봐야한다"면서 "법률안 내용에 있는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지원위원회'가 설치되면, 그 안에서 필수업무에 대한 사회적 재평가작업과 함께 필수업무 종사자에 대한 임금, 노동시간 등 노동조건의 안정화, 노동기본권 보장 등 촘촘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의료노동자의 과로와 소진, 택배노동자의 과로 사망, 배달노동자 사고 사망, 돌봄 노동자의 감염, 콜센터 노동자들의 고위험 노출과 감염 등으로 필수노동자의 문제가 드러났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년여 동안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증가된 업무를 수행하고, 노동 강도가 늘어 사고위험이 가중되었음에도 최저 수준의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상시 해고위기에 놓여 있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정부가 실질적인 개선대책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은 "정부는 법률 통과에 따라 필수노동자의 감염 예방과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정부기구를 구성해야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즉각 당사자가 참여하는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지원대책 수립에 착수해야하며 법룰을 실질화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할 수 있는 시행령 제정도 민주노총과 함께 논의하여 만들어야한다. 법률의 효력 발생기간을 핑계로 시간 끌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동계가 현행 법안에서 '재난'으로 한정되어 있는 보호 지원을 평상시에도 지속하고 노동조건 안정화 등을 추구해야하며 이에 대한 대책 수립 과정에 노동자를 참여시켜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 지가 주목되고 있다. 자칫 노동자 참여 불허 등을 표시할 경우 노총이 합의를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노동계나 정부 모두 선택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위원회 구성과 활동이 잡음 없이 이어질 지, 필수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 마련으로 이어질 지 그 공은 이제 정부로 넘어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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