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니버스 참가자들의 용기있는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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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유니버스 참가자들의 용기있는 외침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5.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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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시아인 증오 범죄 반대 메시지를 전한 싱가포르 대표 버나데트 벨 옹,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한 미얀마 대표 투자 윈 릿, 성소수자 차별 반대 메시지를 전한 우루과이 대표 룰라 데 로스 산토스. 사진=CNN 캡처
(왼쪽부터) 아시아인 증오 범죄 반대 메시지를 전한 싱가포르 대표 버나데트 벨 옹,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한 미얀마 대표 투자 윈 릿, 성소수자 차별 반대 메시지를 전한 우루과이 대표 룰라 데 로스 산토스. 사진=CNN 캡처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막을 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참가자들이 전한 강렬한 메시지 때문이다. 단순한 '미의 제전'으로만 인식되던 미스 유니버스가 '진정한 세계 평화를 위한 축제'로 격상되는 순간이었다. 

17일 CNN은 지난 13일 열린 전통의상 경연에서 참가자들이 국제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먼저 싱가포르 대표 버나데트 벨 옹은 싱가포르 국기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런웨이를 한 그가 뒤로 돌자 망토에 적힌 글자가 보였다. 망토에는 'Stop Asian Hate'.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최근 미국 등에서 불거진 아시아인 증오 범죄에 반발하는 슬로건이다.

또 미얀마 대표 투자 윈 릿은 'Pray for Myanmar'(미얀마를 위해 기도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등장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투자 윈 릿은 이스트 양곤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모델 활동을 통해 미얀마에서 유명해진 인물로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군부를 반대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등 민주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이날 행사에서 입은 옷도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소수민족 친족의 의상이었다.

그런가 하면 우루과이 대표 룰라 데 로스 산토스는 무지개 무늬의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했다. 그 의상에는 'HATE(증오), VIOLENCE(폭력), REJECTION(배제), DISCRIMINATION(차별)', 그리고 'NO MORE'(이제 그만)이 적혀 있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와 그들을 차별하지 말자는 메시지가 역시 전 세계에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에서 미스 미얀마 한 레이가 "미얀마를 도와달라"며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눈물로 호소한 적이 있었다. 또 지난 2013년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했던 타 텟 텟은 "반격의 때가 왔다"며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미스 월드, 미스 유니버스 등 전세계적으로 미인 선발대회가 열리고 이들은 한결같이 '미의 사절단'으로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성 상품화, 비키니 노출 등의 비판이 제기되면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됐고 이로 인해 미인대회에 대한 관심과 시선도 많이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한때는 모든 한국 여성들의 로망이었고 공중파 방송이 생중계를 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지만 노출 등에 대한 비판과 '미의 사절'이 아닌 '연예인 등용문'으로 인식된 한계 등이 맞물리면서 인기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이번 미스 유니버스에서 각국 대표들이 차별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이 대회가 미모를 평가하는 대회가 아닌 '세계에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로 격상되는 현상을 맞이했다. 특히 미인대회에 출전한 이들을 폄하했던 이들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세계의 여성들, 그 용기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열린 미스코리아 서울 예선에서 심사위원들이 비키니 수영복 영상을 보고 심지어 6~13살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키즈 코리아 대회'를 열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성 상품화 논란의 중심이었던 비키니 심사가 버젓이 진행되고 어린이들까지 그 대상이 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미스코리아 폐지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들을 '용기있는 국민'으로 보지 않고 단순한 '성적 존재', '미모가 최고'라는 생각으로만 보는 우리의 모습을 부끄러워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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