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이 짊어진 '통일부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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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이 짊어진 '통일부의 무게'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7.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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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여성가족부에 이어 이번엔 통일부가 '폐지론'에 휘말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작은 정부'를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두 부서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 대표와 이를 방어하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설전이 연달아 전해졌다. 이 설전은 결국 '통일부의 역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여야가 모두 통일부 폐지에 부정적인 반응올 보이는 요인이 됐다.

시작은 지난 9일 이준석 대표의 방송 인터뷰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 업무와 통일 업무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비효율일 수 있다. 남북관계는 통일부 주도가 아닌 국정원이나 청와대에서 바로 관리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굉장히 격상된 위치에서 외교 주무 부총리 역할을 한 것 외에는 항상 가장 약하고, 가장 힘없는(부서가 통일부다)"이라면서 통일부 폐지론을 주장했다.

이인영 장관은 바로 "통일부 폐지와 관련된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힘 당론인지 묻고 싶다.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 장관이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필요한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거다. 장관 바꿔야한다"며 화살을 이 장관에게 돌렸다.

이 대표는 통일부를 '업무분장이 불확실한 부처'라고 단정하면서 "미수복 대륙영토를 이야기하는 대만에는 통일'부'가 아닌 대륙'위원회'가 있다. 북한에서 통일부를 상대하는 조직은 '부'가 아니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고 이 역시 내각이 아니라 조선노동당 산하의 조직"이라며 자신의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또 이 장관이 세계 여성의날에 통일부 여성 직원들에게 꽃을 주는 유튜브를 향해 "재미없다. 이것도 국민의 세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장관은 "나도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통일부 장관의 일을 더 열심히  하겠지만, 이 대표도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시길 바란다"고 밝힌 뒤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감수성은 이상하다"며 이 대표의 여성 공격을 저격했다.

그러지 이 대표는 다시 "장관은 젠더 감수성 운운하기 전에 인권 감수성을 키워야한다. 세계 여성의 날에 자기 부처 여성 공무원에게 꽃을 선물하고 유튜브 찍는 사이 오히려 북한 여성인권을 챙긴 것은 탈북 여성이고 UN이었다. 이를 하지 않고 유튜브나 찍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며 반박했고 결국 이 장관은 "국민의 아픈 삶을 헤아려 저는 더 이상 이 무의미한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 논란이 생기면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린다면 기꺼이 져드리죠"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서는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10일 "지금 통일부가 하는 일은 당장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남북한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것이다.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쓸 필요가 없다"며 이 대표의 말을 반박했다. 

또 이준석 대표가 대만과 북한의 예를 들었지만 통일된 독일의 경우 서독에 '내독관계부'를 설치해 통일에 대응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폐지 근거조차 빈약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독의 성공 사례를 뒤로 숨기고 자기 주장 강화한다고 통일되지 않은 나라 이야기만 다루는 것은 너무 비겁한 자세 아닌가. 이 대표의 말씀은 지독한 이해 부족인데다 남북관계의 역사를 모르는 인상 비평, 삼류 평론가의 토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논쟁을 계기로 통일부의 역할이 알려지면서 통일부 폐지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독일의 통일에 동서독의 '통일부'가 역할을 했다는 사례가 나오면서 통일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이 통일부 존속의 큰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남북의 번영을 위해 통일부가 필요하다"는 12일 통일부의 공식 발표도 설득력을 얻은 상태다. 

결국 '통일부 역할론'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인영 장관이 짊어져야 할 통일부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냉각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통일부가 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하고 그 역할을 이 장관이 맡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설전은 그가 짊어진 '통일부의 무게'를 확인시킨 셈이 됐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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