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환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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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환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9.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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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https://smt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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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지난 2014년을 대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기도 했던 지록위마(指鹿爲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고사성어다. 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긴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온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는 유언을 조작해 장자인 부소를 자살로 몰아가고 어리숙한 호해를 황제로 앉힌 다음 조정을 장악한다. 어느날 조고는 호해에게 사슴을 보여주면서 말이라고 우겼다, 황제가 반신반의하니 조고는 중신들을 불러 ‘말이냐 사슴이냐’ 양자 택일하게 한다. 조고의 위력에 겁먹은 중신들은 대부분 말이라 답하고(指鹿爲馬)는 살아남았다.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한 중신들은 목을 내놔야 했다.

그런데 호해가 조고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말한 중신들이 이상하다며 그들이 왜 그렇게 말했느냐고 묻자 조고는 이렇게 답한다.

“이것이 황제가 중신들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그들은 목숨이 아까워 진실을 알고서도 거짓으로 고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황제가 사슴을 말이라고 하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반대하는 사람이 필요없다. 우리 편이 아니면 설사 그들의 말이 옳더라도 그르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황제의 정치술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사기 내용을 각색한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가 나온 이래 수많은 문장가와 사학자, 비평가들이 이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 평을 하고 디양한 해석을 해왔다. 필자는 여러 해석 중에 위의 해석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 좌승상 이사까지 모함해 허리를 잘라 죽인 악랄한 인간이지만 인간 심리를 엿보는데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것같다.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문재인 정부들어 차고도 넘친다. 고위직 공무원들과 일부 시민단체, 심지어 군대까지 청와대와 여당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요즘은 윤석열 사주 의혹에 이어 대장동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런 과정에서 사건의 본질은 어디로 도망가고 엉뚱한 말들이 흙탕물을 일군다. 곽상도(국민의 힘 의원)-권순일(이재명 사건 유리한 판결 이끈 전 대법관)-박영수(국정농단 전 특별검사)-강찬우(전 수원지검장) 같은 사람들의 수상한 행적이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민간업자에게 더 많은 특혜가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이 대장동 사업의 실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그렇게 만든 장본인에게 그 책임이 있는 것은 상식이다.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꿰맞추는 주장들이 진실인양 춤를 춘다. 아무리 들여다 봐도 망나니 판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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