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박지윤 기자] 범죄수익 추징은 피고인이 명확하게 얻은 수익을 개별적으로 살펴본 뒤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도박개장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10개월, 추징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3년 2월부터 캄보디아와 필리핀을 거점으로 삼아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도박사이트는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축구·야구·농구 등 운동 경기에 5000원부터 50만원까지 베팅하고 그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률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조카와 그의 지인이 남아 콜센터 사무실을 차린 뒤 회원들에게 게임머니를 지급하고 현금으로 환전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30억9600여만원의 추징금을 명했다. 그러나 2심은 1심을 뒤집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은 1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2심은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을 개별적으로 추징해야 한다"며 "도박사이트 회원들로부터 입금받은 금원 전액이 피고인에게 귀속된 범죄수익인지 단정할 수 없고, 범죄수익과 관련해 충전, 환전에 대한 계산이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자료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계좌이체내역 등을 근거로 추징을 구하는 금액을 산정한 것으로 보이나, 전부를 만연히 피고인의 수익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추징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SW

pjy@economicpost.co.kr

박지윤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