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복권 '부정당업체'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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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복권 '부정당업체' 지정
  • 유진경 기자
  • 승인 2023.07.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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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복권 헥토파이낸셜·메타씨앤에스 부정당업체
과징금 내역 누락·경력 허위…반년 정부 입찰 불가
위탁사업자 선정과정서 잡음 반복…공단화도 요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유진경 기자] 복권위탁업자 선정 과정에서 허위서류 제출·과징금 미보고 등으로 정부와 소송전을 벌인 '행복복권' 소속 업체들이 향후 6개월간 정부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21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조달청에 따르면 5기 복권위탁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행복복권 컨소시엄에 참여한 헥토파이낸셜과 메타씨앤에스 주식회사는 오는 12월22일까지 6개월간 '부정당 업체'로 지정됐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르면 복권 사업은 민간 위탁을 통해 발행하게 돼 있다. 통상 이를 지원하는 업체는 10개 이상 기업의 연합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한다. 이번에 제재를 받은 두 업체는 행복복권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이다.

행복복권은 지난 1월 5기 복권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과징금 내역 누락, 주요 경력 사항 허위 기재로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후 지위 보전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소송을 불사했으나 지난 4월 기각됐다. 조달청의 부정당 업체 지정은 이 같은 재판의 후속 조치 차원이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부정당 업체로 지정되면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된다. 범위는 국가기관과 중앙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입찰에 대한 제한을 받게 된다.

입찰 제한은 중소기업이 경영상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만큼 큰 조치다.

문제는 이 같은 위탁사업자 선정 과정의 잡음이 매 선정 과정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1기 사업 당시에는 로또 복권 시스템 사업자인 KLS에 국제관례(3~4%)보다 3배가량 높은 9.5%를 지급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수수료 과다 지급에 따른 손실은 3280억원에 달했고 이후 KLS 제기한 계약 수수료와의 차액 등에 대한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행정력이 소요됐다.

감사원이 2004년 발행한 '복권제도 운영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녹색복권업체 직원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1등에 당첨되는 비리 정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로또복권 부정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외국계 시스템 공급사인 인트라롯의 반발로 제대로 된 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2011년 온라인복권시스템 국산화 사업을 시작, 새롭게 개발된 국산 온라인복권시스템을 2013년에 새롭게 출범하는 3기 로또복권 수탁사업에 도입하기로 했으나, 당시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이 로또 복권 시스템업체로부터 수백만원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 밖에 지난해에도 감사원이 복권수탁사업자 선정 관련한 감사를 진행되는 등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복권사업과 유사한 구조인 스포츠토토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5년을 주기로 수탁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2001년부터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25년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복권사업에 대한 공단화 시도도 간헐적으로 진행됐다.

복권법 제정 당시인 2004년에는 의원안으로 '복권관리공단'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2년에 보고서를 통해 현행 복권사업 운영체계의 개선방안으로 정부 산하 공공기관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공단화를 제시했다. 이용걸 기재부 전 차관(2009년 2월~2010년 8월)도 공단화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행정부 특성상 담당자 순환 인사, 무사안일주의 등으로 큰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제도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안팎의 관측이 나온다. 현 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인건비 축소·자산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자 선정 관련 경위를 기록한 백서 작업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며 "다음번 담당자가 인수인계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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