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학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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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원 유감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8.2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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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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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공자는 인류 4대성인에 드는 위대한 인물이다. 아시아 지역은 지난 2500여년 동안 공자 사상에 영향을 받아 왔다. 때로는 위정자들의 호불호에 의해 융성했다가 침체됐다가 했지만 17세기 이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사상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동국대 황태연 교수에 따르면 르네상스로부터 프랑스대혁명까지 이어지는 서구의 계몽주의는 실제 유럽에 불어닥친 '공자붐' 때문이었다 미적분을 창시한 수학자이자 독일 계몽주의 철학자인 라이프니츠는 1697년 '유럽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중국에 파견할 게 아니라 중국에서 공자선교사를 유럽에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크리스티안 볼프 역시 공자를 적극 옹호하다가 국외로 추방당하기 까지 했다.

프랑스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공자는 선지자가 아니고, 조금도 계시적인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의 도덕은 순수하고 엄격하며 동시에 인간적이기도 하다"고 찬양했다. 그는 ‘국민의 도덕과 정신에 관한 평론’에서 사람들이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고 공자의 법을 따랐던 시대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한 시대’로 평가했다.

이 밖에 루소, 흄, 애덤 스미스 등 18세기 유럽의 수많은 사상가들이 공자를 추앙하고 숭배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공자사상과 함께 불교 사상에 영향을 받았으며 하이데거는 공자 및 도교사상을 공부했다. 사르트르도 동양 철학, 특히 힌두교와 불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20세기 프랑스 철학자였다.

유교는 자신의 직분에 따라(正名) 사람다움(仁)을 실현함으로써 예(禮)를 회복하고 조화로운 사회(和而不同)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중국은 최근 이런 위대한 사상을 보급하겠다는 취지로 전세계 곳곳에 공자학원을 세웠다. 그러나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 정부의 의도는 음험했다. 이곳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증거가 드러난 것이다. 한때 118곳에 이르던 미국의 공자학원은 안보 위협 이유로 95%가 퇴출됐다.

우리나라에서 공자는 예로부터 최상급 숭배의 대상이다. 세계 최초로 공자학원이 개설됐으며 현재 23곳으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다. 아직도 일부 성리학자들에게 공자는 신성 불가침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비우호적인 사람도 공자에 대해서는 호의를 표한다. 그만큼 경계심도 약하다.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광주MBC는 2014년부터 ‘정율성 동요경연대회’를 주관하고 있는데 1회 행사를 호남대 공자학원과 공동 개최했다고 한다. 또 한 번 예술에 정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셈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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