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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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의 도덕성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9.0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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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트라 간디. 사진=pixabay
마하트라 간디. 사진=pixabay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근대에 들어 가장 유명한 단식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일 것이다 그는 살아가면서 수차례의 단식을 했으며 75세라는 고령에도 옥중에서 3주간이나 단식을 한 바 있다. 1주일 단식도 어려운데 보통 인내가 아니다.

종교인들은 종교적 성취를 얻기위해, 정치인들은 정치적 목적으로 단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체중조절을 위해 단식하는 사람도 있으나 효과가 적다고 한다.

며칠간 단식을 하면 의식이 맑아지고 오감이 민감하게 되는 등 각성 효과가 있다. 이는 단식을 함으로써 아드레날린이 분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러 단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단식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기억할 만한 단식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있다. 이들은 주로 정권에 대항하는 성격을 띠었다. 가장 긴 단식은 김영삼 전대통령이었는데 1983년 가택연금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등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벌인 23일간 단식이다. 간디보다 더 길다. 당시 남 비난하기를 잘하는 사람들 입에서는 여러 말들이 나왔는데 주변의 설득으로 중단하였다.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갑작스레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이 대표가 4일로 단식 4일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단식이 뭔가 어설퍼 보인다. 낮에는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 있지만, 밤에는 농성장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농성장에 보온병과 식품용기도 있으며 이를 섭취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단식은 자신의 뜻이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할 때 사용한다. 그만틈 비장해야 한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식할 땐 비장감이 감돌아 살벌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이 대표 단식은 그런 느낌이 없다. 이전 정치인들의 진정성과 투쟁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네티즌들은 “건강관리 하면서 단식하냐”, “황제단식”,“단식 쇼” 등의 비아냥을 쏟아냈다.

단식의 제1덕목은 도덕성이다. 이 대표가 진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거짓없이 내보일 때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은 완전히 던져야만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뭔가를 얻어 내기 힘들다. 안타까운 단식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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