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롬니 '상원의원 불출마' 선언, 미국 '고령 정치' 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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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 롬니 '상원의원 불출마' 선언, 미국 '고령 정치' 깰 수 있을까?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3.09.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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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AP/뉴시스)
상원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AP

[시사주간=황영화 기자] "나는 지난 25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또 다시 임기를 소화하면 80대 중반이 된다. 솔직히 이제는 새로운 지도자들이 필요한 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소속의 미트 롬니(76) 상원의원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상원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밝혔다. 미트 롬니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패한 적이 있으며 지난 6년간 유타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의원으로 활동해왔다. 

그의 상원의원 불출마 선언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미국 내에서 이른바 '고령자 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0세, 내년 대선에서 다시 당선된다면 그는 85세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도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는 77세다. 합계 157세의 정치인이 대권을 놓고 재대결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치 매코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최근 공개석상에서 일시적으로 말을 하지 못한 채 얼어붙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보여졌다. 매코놀 원내대표는 올해 81세다. 

롬니는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재임 당시 반(反) 트럼프 성향을 보였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 투표에서 유일하게 두 번 모두 찬성표를 던진 인물이기도 하다.

롬니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의 비협조와 바이든, 트럼프 두 전현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로 앞으로의 6년 임기가 첫 번째 임기보다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전망에 대해서는 "바이든 혹은 트럼프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바이든은 중요한 문제를 이끌 능력이 없고, 트럼프는 의지가 없다"며 두 정치인을 모두 평가 절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대통령직에 나이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미국 정치인들의 고령화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상원과 하원 총 535명의 의원 중 21명이 80세 이상이며 올해 90세의 의원도 두 명이 있다.

또한 대선 경선에 나서는 정치인들도 고령 정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75세 이상 정치인은 정신능력 검사를 받아야한다"(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대통령은 80세에게 맞는 직업이 아니다"(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비판 발언이다. 

이런 점에서 대선에 두 차례 도전했던 미트 롬니의 상원의원 불출마 선언은 미국민들이 극심히 싫어하고 있는 고령 정치에 경종을 울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미국 정치의 특성상 고령 정치인들이 물러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봐야할 대목이기는 하다. SW

lj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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