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평, 국어·영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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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평, 국어·영어 어려웠다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3.10.0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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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만점자 작년 수능 3배, 6월 모평 4배
영어 매우 어려웠다…1등급 4.4%, 6년새 최저
국어 최고 표준점수 지난해 수능보다 8점↑
국어·수학 격차 11점에서 2점으로 확 좁혀져
과학탐구Ⅱ '표점 뻥튀기' 현상 다소 완화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지난달 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는 어려웠고 수학은 평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7년 이후 1등급을 획득한 수험생 규모가 두 번째로 적게 나타나는 등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수능을 치른 수험생 체감 난이도는 표준점수 추이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가 다른 수험생보다 얼마나 잘 봤는지 나타내는 점수로, 어려운 시험일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오른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8점, 6월 모의평가(136점)보다 6점 각각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는 135명(0.04%)으로 앞선 두 시험(수능 371명, 6월 1492명)보다 급감했다.

수학은 만점자가 획득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표준점수가 144점으로 지난해 수능(145점)보다 1점, 6월 모의평가(151점)와 견줘 7점 각각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 수험생은 2520명으로 전체 수학 응시자의 0.68%였다.

수학 최고 득점자 규모는 6월 모의평가(648명)의 3.9배, 지난해 수능(934명)의 2.7배였다. 선택과목이 도입된 현 '통합형 수능' 체제 도입 후 3년 새 치러졌던 8차례 시험(평가원 주관)에서 최고점자 비중이 가장 컸다.

국어는 '언어와 매체', 수학은 '미적분'을 선택해야 최고 표준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과목을 선택하면 원점수 100점 만점을 맞아도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지 못했을 수 있다. 따라서 9월 모의평가 국어·수학 만점자 수는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에 불리함이 없는 선택과목으로의 쏠림 현상도 더 심화됐다. 국어는 '언어와매체'(41.4%), 수학은 '미적분'(51.3%)로, 지난해 9월 모의평가(언어와 매체 35.6%, 미적분 44.9%)와 견줘 모두 상승했다.

통합수능 체제 전환(2022학년도) 이후 '언어와 매체'는 2022학년도 수능 30%, 지난해 35.1%로 올랐고 '미적분'도 2022학년도 39.7%, 지난해 45.4%로 오름세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에서는 수학 '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이 50%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미적분' 응시자가 많아지면 공통과목 평균이 다소 낮아질 수 있고 그 폭이 커지면 '선택과목 조정점수'(표준점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어 영역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으면 자동으로 1등급이 주어지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9월 모의평가에서는 1만6341명(영어 응시자 4.37%)이 1등급이었다.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4.19%) 이후 최근 6년 새 평가원이 주관한 시험 가운데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다. 

직전 6월 모의평가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이론상 만점(100점, 국어·수학은 200점)에 가깝게 상승한 과학탐구 'Ⅱ과목'의 '표준점수 뻥튀기'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이번 채점 결과 과학탐구 Ⅱ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76점(화학Ⅱ)에서 89점(지구과학Ⅱ)까지로, 6월 모의평가 86점(물리학Ⅱ)~98점(지구과학Ⅱ)보다는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에서 67~73점 수준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올해 입시부터 서울대가 이공계 과학탐구 Ⅱ과목 필수 응시 제도를 폐지하면서 최상위권이 이탈해 생긴 현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탐구 영역 내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도 사회탐구에서는 최대 7점(65~72점)이었지만 과학탐구(Ⅰ과목 포함)에서는 최대 23점(66~89점)까지 벌어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출제본부가 국어를 어렵게 내고 수학을 쉽게 출제해 두 영역의 표준점수 격차를 줄여 문·이과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수학 최고 표준점수(145점)가 국어(134점)보다 11점이나 높아 정시에서 이과 지망 수험생들이 문과보다 유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2022학년도 수능은 국어(149점)가 수학(147점)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 '불국어'라는 지적이 나왔고 전 영역 만점자는 재수생 단 1명(사회탐구)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국어, 수학 과목 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을 줄이려고 하는 출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국어와 수학을 준비할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육과정 밖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 수학이 쉬워졌고 최상위권 변별력이 하락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임 대표는 "4점짜리 주관식 문제가 쉬워질 경우 최상위권에서 만점자가 속출하는 등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큰 변화가 발생했다"며 "통합형 수능 도입 3년 새 상위권 변별력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영어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지 않게 상대평가 1등급(4%) 수준으로 시험이 지나치게 어려웠다는 평가다. 수능 본시험이 이번과 같이 출제된다고 장담하기 어려워 수시 최저학력기준 확보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는 다른 시험과 달리 제시문의 구체성이 높아 학생들이 느끼는 독해 난이도가 낮은 편이었지만 선택지를 고르는 게 어려웠다"며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초고난도 문항 배제로 수능이 쉬울 것이라고 예단하고 수능 준비를 쉽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한다"며 "영어만 놓고 봐도 쉬운 수능 예단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반증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시험은 수험생 37만4907명이 지원했으나 21.2%에 달하는 10만918명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결시율은 지난해 수능(11.9%), 올해 6월 모의평가(17.7%)는 물론 지난해 9월 모의평가(20.8%)보다 상승했다.

고3 재학생 결시율(23.4%)은 지난해 9월(22.2%)보다 올랐고 '졸업생 등'은 14.9%에서 13.4%로 감소했다.

성적표는 오는 5일 고등학교나 원서를 냈던 교육청 등을 통해서 수험생들에게 주어진다.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온라인에서 치른 213명은 별도 성적표가 제공된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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