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던 손석희의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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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던 손석희의 10년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10.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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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전 앵커. (사진=JTBC)
손석희 전 앵커. 사진=JTBC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 13일, 손석희 전 JTBC 앵커가 퇴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JTBC는 이날 "사직서 수리도 마친 상태"라면서 손 전 앵커의 퇴사를 공식 발표했다.

앞서 그는 2020년 12월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저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는 물러설 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순회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2021년 JTBC 보도 부문 총괄사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활동을 지속해왔다.

MBC에서 '100분 토론'과 '손석희의 시선집중'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손석희는 2013년, 종편인 JTBC로 옮겨 메인 뉴스인 '뉴스룸'을 진행했다. 당시 그의 종편행을 두고 '종편을 바꾸려는 결단'이라는 의견과 '손석희마저 종편으로 갔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종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 컸기에 손석희의 종편행은 그야말로 '빅뉴스'였다.

그는 첫 방송에서 르 몽드지를 창간한 위베르 뵈브메리의 말을 인용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이것은 곧 방송 뉴스의 흐름을 바꾼 신호탄이 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을 지켰던 이도 그였고 2016년 '최순실 태블릿PC'를 보도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알린 이도 그였다. 무엇보다 JTBC를 '정권, 삼성의 대변인'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진실한 소식을 전하는 언론'으로 환골탈태시킨 이도 그였다.

이렇게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10년 만에 JTBC를 떠나는 모습은 너무나 조용했다. 그는 퇴사 직전 미디어오늘과 나눈 인터뷰에서 "나는 뭐든 끝낼 때 생각보다 덤덤한 편이다. JTBC도 최대한 조용히 떠났다. 후배들하고도 따로 인사하지 않았다. 아마 이 인터뷰 보고 내가 떠난 걸 알게 된 후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뉴스룸'이 무엇을 남겼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뉴스가 실천할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졌던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나 국정농단, 미투 등등 우리가 '어젠다 키핑'으로 지켜내려 했던 모든 뉴스들의 본질은 거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진영에 따라 '뉴스룸'이 남긴 것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는데, 다른 자리에서도 얘기했듯이, 세상에는 진영만 존재하진 않는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모든 저널리즘의 시작은 질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언론자유 침해와 저널리즘 부재 속에서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언론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대중들은 여전히 그가 하나의 역할을 맡아야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현직에선 물러나지만 현업에는 있는 셈"이라고 그는 밝혔지만 "물 흘러가듯 순리대로 따라가면 된다"라는 말도 전했다. 분명 길은 계속 갈 것이다. 다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이다.

어쨌든, 손석희의 10년은 곧 언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10년이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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