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병원 폭발 “누구 짓인가”, 진실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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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병원 폭발 “누구 짓인가”, 진실게임 양상
  •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승인 2023.10.2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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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도청 기록, 영상 내놓으며 하마스 소행 주장
하마스, 증거 제시 없이 이스라엘 소행 계속 주장
가자지구 알할리 병원 폭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지난 17일(현지시각) 가자시티에 있는 알시파 병원 마당에 놓여 있다. 가자시티=AP
가자지구 알할리 병원 폭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지난 17일(현지시각) 가자시티에 있는 알시파 병원 마당에 놓여 있다. 가자시티=AP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가자 지구의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로 상대방 짓이라고 주장하며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조직원 2명의 통화 내용을 감청한 결과를 공개했다. 아래는 이들이 나눈 대화.

“미사일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처음 보네”, “그러니까, 이게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테러집단인 PIJ) 것이라는 말이지?”, “그렇게들 말한다니까.”

“우리쪽 것이라고?” “그렇게 보여.” “누가 그래?” “로켓 파편을 보니까, 이스라엘 것이 아니고 우리 로켓 파편이라고들 얘기해.”

“폭파할만한 다른 곳을 찾지 못했나?”,“병원 뒤쪽에 있는 묘지에서 쐈는데, 불발되면서 파편이 병원에 떨어졌어.”

또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의 병원 주차장에 남은 충돌구와, 보통 이스라엘 공군이 사용하는 JDAM 폭탄이 남기는 충돌구의 크기를 비교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을 보면 양측 충돌구 이미지는 확연히 다르다. 오스트레일리아전략정책연구소의 네이선 루저는 “충돌구에서 약 20m 떨어진 건물의 피해는 아주 적었다. 이스라엘 공군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폭탄은 강력한 충격파를 내고, 피해 반경이 370m까지 달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테러집단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가 쏜 로켓의 궤적을 촬영한 동영상 등을 제시하며 하마스의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이밖에 병원 폭발 시간에 이스라엘 채널 12 TV 방송이 가자 남동쪽에서 직접 찍은 동영상을 보면 이스라엘 방향으로 PIJ가 쏜 로켓들이 치솟고, 잠시 후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약 500명이 죽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알-아흘리 병원의 내부가 파괴된 사진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으며 주차장에 생긴 수십 ㎝ 직경의 충돌구와, 이 때 발생한 화재로 파괴된 차량 10여 대 만 보이고 주변 건물들도 별 피해가 없었다.

군사안보 전문가인 마크 허틀링 예비역 중장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군이 공개한 폭발 현장 이미지들은 설득력이 있다. 이스라엘 폭탄에 의한 폭발이라면 그 여파로 생기는 구덩이가 보일 텐데 어디에 있는가”라고 말했다.

또 사고가 나자마자 300~500여명이 사상당했다고 발표한 하마스의 주장도 의문스럽다. 어찌 그리 빠른시간 내에 사상자들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냐는 것이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군의 만행이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알-아흘리 병원을 운영하는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의 호삼 나움 대주교는 “최근에 이스라엘방위군(IDF)으로부터 세 차례 이상 병동을 비우라는 경고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은 “병원을 비우라는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가자 북부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주민들을 남쪽으로 대피시키라는 전화의 일부였지, 이 병원이 공습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고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상공 영상 이미지, 감청 정보, 오픈소스 정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지금까지의 평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추가 성명에서는 “정보에 따르면 일부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은 이번 병원 폭발의 원인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로켓이나 미사일 오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SW

jm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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