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만명 부족" 의대 교수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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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1만명 부족" 의대 교수의 진단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3.11.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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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단위로 의대정원 검토·조정해야
의사공급 과도하면 비급여진료 팽창
의료인력검토기구 설립 적정증원해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인구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 수요에 대비해 의대정원을 늘리되, 매년 일정 규모씩 확대하기 보다 주기적으로 의료 수요를 예측해 의대정원을 확대 또는 감축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의대정원 조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미디어포럼'을 열었다.

박은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사인력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고 있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2030년 즈음 의사 수가 최대 만 명 정도 부족하게 돼 지금부터 10년가량 지역·필수의료 문제가 굉장히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가 2035년 만 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9년 기준으로 2050년 1만2000명에서 1만9000 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박 교수는 "2025년부터 2034년까지 10년간 의대정원을 늘려놓고, 이후 5년간 정원을 그대로 유지한 뒤 2040년부터 5년마다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의대정원을 단계적으로 축소(10→30%)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40년까지 고령 인구 급증으로 의료수요가 늘어나고, 이후에는 저출산 장기화로 총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다.

박 교수는 현재 언급되고 있는 의대 정원 대안을 크게 △1안 의약분업 이후 감축된 정원 351명 회복 △2안 의약분업 이후 감축된 정원 351명과 지방의대 153명(현재 의대정원 3058명의 5%)을 합산한 504명 증원 △3안 의대정원 천 명 증원 3가지로 압축했다. 이 중 2안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의대정원을 1000명 늘려 놓으면 수요와 공급을 고려했을 때 2040년께 의사 2494명, 2070년엔 11만 명이 남아돌게 비급여 진료가 팽창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분명히 늘려야 하지만, 최근 10년간 의료비 증가율을 그대로 반영한다 하더라도 10년이 지나면 어떻게 줄이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시 직원이 있는 의료인력검토위원단을 설립해 5년 단위로 의대정원을 검토,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은 "포퓰리즘 대신 과학적·체계적으로 의대 정원을 논의해야 한다"며 "서두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은 "갑자기 의대정원을 1000명 이상 늘린다고 하니 '뜬금포' 같다"면서 "OECD 국가들은 인구 천명당 활동의사 수 같은 단순 비교가 아닌 진료 대기 일수, 건강지표, 의료 만족도 등 다양한 지료를 갖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의사 인력 수급을 위한 수요 조사는 수요 추계(인구학적 특성, 사회경제학적 특성, 인구집단 건강상태, 서비스 목표량, 이용율 등), 공급변수(의사 유입, 유출 현황, 기술의 다양성 등) 등 다양한 변수와 지표를 활용해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우 원장은 "미국, 일본, 네덜란드, 호주는 의사 인력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별도의 기구나 조직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향후 의대 정원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먼저 제대로 해야만 된다"고 밝혔다.

의대 교육의 질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부원장(대한의학회 부회장)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전공의가 단독 진료가 가능한 전문의가 되려면 수련 중 반드시 직접 시술, 수술, 진료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이 충족될 수 있도록 수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의대 정원은 2000년 3507명에서 2003년 3253명, 2004~2005년 3097명으로 점차 줄기 시작해 2006년 3058명까지 쪼그라들었고 현재까지 18년째 유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수요를 조사한 결과 2025년 2151명∼2847명, 2030년 2738명∼3953명 증원을 바라는 것으로 파악됐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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