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대로행’하는 대장부 같은 정치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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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대로행’하는 대장부 같은 정치인 보고 싶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12.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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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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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어린시절 집안 어른들은 물론, 학교 선생, 선배들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 동네 개구쟁이들도 함께 길을 갈 때, 이 말을 입에 올리며 서로 좁은 길을 가지 않으려고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 당시엔 필자 뿐 아니라 친구, 선후배 대다수가 이 말을 ‘훌륭한 사람은 골목길로 가지 않고 큰 길로 다닌다’는 뜻 정도로만 알았다. 그러나 크면서 이 말의 진정한 뜻은 ‘속된 이익을 버리고 바른 길만을 간다’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현실적으로 군자대로행은 실천하기 쉽지 않다. 이는 탐심을 내려 놓아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이익에 자칫하면 눈이 멀기 십상이다.

하지만 한 나라를 경영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보통사람들과 달라야 할 것이다. 맹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대장부는 천하에 올바름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군자와 맥을 같이 하는 대장부에 대해 그는 “천하라는 넓은 집을 거처로 삼고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서 천하의 대도를 실천한다. 관직에 나아가면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부귀도 흔들 수 없고 빈천도 굴복시킬 수 없다.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고 하는 것이다”(등문공하2)라고 말했다.

맹자는 자신을 고용한 제후에게 복종하며 그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을 경멸했다. 관직에 나아가 그 도를 실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나면 백성들을 이끌고 같이 올바름을 실천하면 그뿐이지 세상에 인정받으려고 한다거나 일개 제후를 섬기는 등의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맹자의 이런 당당함은 양혜왕을 만났을 때 잘 드러난다. 왕이 “천리를 멀다 않고 오셨는데, 또한 내 나라를 이롭게 함이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맹자는 “왕께서는 어찌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 오히려 어짊과 의로움만이 있을 따름입니다”면서 면박을 줬다.

요즘 우리 정치인들은 보면 참으로 슬퍼진다. 각중 비리 의혹에 싸여있는 당 대표를 위해(사실은 공천권 때문이겠지만) 물불을 가리지 않고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초라해 보인다. 자신의 불법은 뒤로 하고 다른 사람의 약점만 캐내고 삿대질하는 모습에서 군자나 대장부다움은 아예 찾아 볼 수도 없다. 공자는 자신을 닦고 나서야 남을 다스릴 수 있다(修己治人)했으며, 《대학》에서는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한다(修身齊家治國平天下)고 했다. 장자(莊子)도 내성외왕(內聖外王), 즉 왕이 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의 수양이 우선이라고 했다. 우리 정치인들이 마음 깊이 새기고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할 금과옥조도 같은 덕목들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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