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따라잡은' 니키 헤일리, 美 정치구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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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따라잡은' 니키 헤일리, 美 정치구도 바꿀까?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12.2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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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사진=AP/뉴시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독주가 예상됐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변수가 등장했다. 경선의 키를 쥐고 있는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30%의 지지를 얻으면서 트럼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23일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THE HILL)의 보도에 따르면 아메리칸 리서치그룹이 지난 14일~20일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 33%, 헤일리 지지 29%로 두 후보의 차이가 불과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율이 ±4%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헤일리 지지율이 트럼프 지지율의 오차 범위 안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앞서 21일(현지시간) 미 세인트 안셀름 컬리지가 공화당 뉴햄프셔주 경선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 1711명을 대상으로 지난 18~19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트럼프 44%, 헤일리 30%로 나타났는데 그 격차가 이번에 크게 줄어든 셈이다.

뉴햄프셔는 내년 1월 23일 경선이 열리는 곳으로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이 모두 참여하는 예비선거 방식으로 치러져 

올해 51세인 니키 헤일리는 인도 출신 시크교도 부모를 둔 이민 2세로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최연소이자 첫 여성 주지사를 역임했다. 규제완화와 감세를 주장하는 시장주의자이며 낙태를 반대하고 이민정책 역시 보수적이지만 타 후보에 비해 온건하고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많은 정책에 동의하지만 옳든 그르든 그는 혼란을 몰고 온다"고 밝혔고 콜로라도주 법원이 '트럼프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판결한 것에 대해 "판사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트럼프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가 이처럼 트럼프의 대항마로 서서히 떠오른 것은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이지는 않지만 강경 노선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바이든과 트럼프로 대표되는 '나이 든' 정치인들이 득세하는 미국에서 비교적 '젊은 피'라는 것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 경선에 나섰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헤일리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점도 힘을 얻고 있다. 크리스티는 지난 여론조사에서 13%의 지지를 얻었던 인물이다.

헤일리 측은 "경선은 2자 대결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를) 아이오와주 토론회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가짜 뉴스'라며 헤일리의 승리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해 그는 "새대가리(트럼프가 헤일리를 경멸하듯 부르는 별명)에 대한 가짜 뉴햄프셔 여론조사가 나왔다. 또 한 번의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정치인들의 노령화와 강경 노선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있는 미국의 상황에서 헤일리의 상승은 분명 의미가 있는 상황이다. 아직 뉴햄프셔 한 곳의 결과만 나왔고 일시적인 상승세가 불과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뉴햄프셔가 경선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헤일리의 상승세는 분명 경선의 변수, 나아가 대선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의 부상이 미국 정치계에 경고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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