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받는 클린스만, 그 뒤에 숨은 정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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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받는 클린스만, 그 뒤에 숨은 정몽규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4.02.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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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지난 7일(한국시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게 0-2로 완패하며 64년 만에 우승의 꿈이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아시아 국가들의 전력이 상향됐다는 것을 보여준 아시안컵의 분위기였다고는 하지만 '유효슈팅 0'과 김민재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는 수비는 그야말로 '졸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자연스럽게 축구팬들과 팬들의 비난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향했다. 대회 전부터 해외에 계속 상주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비판받았던 그는 그만의 전술 없이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이른바 '해줘 축구'로 큰 비난을 받았다. 해외 언론도 '좀비 축구'라고 할 정도로 끝까지 버텼던 대표팀이었지만 전술 부재는 결국 요르단전 완패로 이어졌다.

그러나 손흥민, 이강인 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자신을 비난해달라'라고 말하며 책임을 통감한 것과는 반대로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띤 얼굴을 보였고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왔을 때도 계속 미소를 보여 축구팬들을 광분케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실패가 아니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던 클린스만 감독은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사실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에 공항에 있던 축구팬들이 "Go back home(집에 가라)"를 외치고 면전에 엿을 던지는 일도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클린스만 감독은 돌연 미국으로 출국하고 말았다. 아시안컵 결산을 해야함에도 그는 결산을 뒤로 하고 일종의 '야반도주'를 한 것이다. 그야말로 클린스만을 향한 경질 여론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니 당연히 '이슈피플'은 클린스만 감독으로 해야겠지만 이 기사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사람은 바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다.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그는 아무런 행동도,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클린스만 뒤에 숨어 여론의 뭇매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클린스만의 '일탈'에는 정 회장의 책임이 분명 존재한다. 2023년 클린스만 선임 과정에서 독단적인 선임으로 인해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불거졌고 전임 파울로 벤투 감독보다 더 높은 연봉을 준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이 재택근무, 외유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도 아무런 통제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승부조작범 사면 파동은 정몽규 회장의 신임을 완전히 떨어뜨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퇴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은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쉴드'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무능으로 인해 손흥민, 이강인이 피로를 호소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정 회장은 모르는 것일까? 지금 축구팬들은 클린스만은 물론 정몽규 회장 사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죽하면 한 기사의 제목이 이랬다.

'아파트 붕괴시킨 정몽규, 클린스만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도 무너뜨리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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