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선박펀드, 조선·해운업 "기사회생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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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선박펀드, 조선·해운업 "기사회생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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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0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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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부채비율 400% 이하 달성시 선박펀드 지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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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회생→조선사 일감 증가의 '일거양득' 효과 기대

[시사주간=강성욱기자]  침몰 직전 상황까지 몰렸던 현대상선이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이번에는 정부의 지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말 부실 해운사를 돕기 위해 발표했던 '선박펀드'가 해운사의 경쟁력 향상과 조선업의 수주난 해소를 동시에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올해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8042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전액에 대한 채무재조정을 완료했다.

데드라인을 넘기며 난항을 겪던 용선료 인하 협상도 막판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이 빠른 시일 내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협상을 잘 매듭짓는다면 정부가 약속했던 12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이 주도하는 선박펀드는 마련한 자금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산 뒤 해운사에 빌려주는 형식이다.

해운업체는 비교적 싼값에 배를 빌릴 수 있고, 조선업체는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박펀드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비관적이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사가 자구노력으로 '부채비율 400% 이하'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가 있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687%,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979%였다.

해운업황 악화 추세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낮추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해운업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먹구름이 가득했던 구조조정 작업이 잇달아 협상안을 이끌어내며 현대상선은 조만간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이어 용선료 협상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부채 비율을 200% 안팎으로 낮출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채무조정과 용선료 협상 등을 잘 해결해 큰 고비를 넘기더라도 추후 자금난에 시달려 초대형 선박을 운용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는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만든 것이 선박펀드"라며 "현대상선이 쉽지 않았던 부채 비율 400% 이하 환경을 조성한 만큼 추후 선박펀드 지원을 받는다면 회생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운사들이 살아나면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사들도 일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선박펀드가 조선·해운업 양쪽 취약산업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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