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모기먹는 모기' 사육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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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모기먹는 모기' 사육 첫 성공
  • 강대오 기자
  • 승인 2017.08.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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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지카 확산 막는데 기여 전망
광릉왕모기는 지카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카·뎅기열 확산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강대오 기자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일명 '모기의 천적'으로 불리는 광릉왕모기의 사육기술 개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광릉왕모기는 지카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카·뎅기열 확산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흡혈 모기류의 유충을 잡아먹는 국내 토착종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모기방제 기술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광릉왕모기 학명은 '토소린카이테스 크리스토피(Toxorhynchites christophi)'로, 성충 크기는 1.5-2.0㎝에 광택이 나며 주둥이가 아래로 굽은 것이 특징이다.  흰줄숲모기와 같은 숲모기류의 서식처인 산간지대의 나무구멍, 대나무 그루터기, 길가의 폐타이어 등 작은 물웅덩이에 서식하며,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다. 

광릉왕모기와 같은 왕모기족은 유충일 때는 다른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지만 성충이 되면 암수 모두 흡혈하지 않고 꽃의 꿀을 섭취하기 때문에 모기의 천적이자 꽃가루를 매개해 주는 이로운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유일한 왕모기인 광릉왕모기에 대한 연구는 분포 지역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광릉왕모기를 번식시켜 모기방제에 활용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릉왕모기는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번식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에서는 암막 사육장을 도입해 광릉왕모기의 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고 실내 번식을 가능케 했다고 환경산업기술원은 전했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60cm 크기의 사육장을 검은 시트지로 두르고 상단에 직경 15cm의 창문을 만들어, 빛에 이끌려 모여든 광릉왕모기가 자연스럽게 짝짓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암막 사육장을 활용했을 때 50일의 사육 기간 동안 광릉왕모기 암컷 한 마리에서 약 600마리 이상의 광릉왕모기 개체를 얻을 수 있다.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가 하루에 약 26마리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유충기간인 약 16일 동안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지카나 뎅기열 확산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환경산업기술원은 보고 있다.

한편 이번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모기방제 기술은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정책기반 공공기술개발 사업 중 하나로 고려대학교(연구책임자 배연재 교수) 연구진의 연구 아래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연구진이 최근 정량조사를 진행한 결과, 광릉왕모기의 유충이 확인된 트랩에서는 평균 2마리의 모기가 발견된 반면 광릉왕모기의 유충이 없는 트랩에서는 평균 105마리의 모기가 발견됐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앞으로 해당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생태계 영향을 평가하는 한편 유지·관리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며, 최종적으로 생태계 적용에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남광희 환경산업기술원장은 "2015년 5월에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로 먼저 개발된 잔물땡땡이 활용 기술과 이번 광릉왕모기 기술을 함께 적용해 지자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며 "모기 개체수를 자동으로 계측하는 디지털모니터링시스템(DMS)도 연계하여 지속적인 모기방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W

kdo@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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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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