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犬猿之間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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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犬猿之間 넘어설까!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8.03.0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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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요청, 트럼프 수용하는 모양세
CNN 등에 따르면, 정 실장은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5월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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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도훈 기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화에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정 실장은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5월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이 "북한은 향후 어떤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그만둘 것(North Korea will refrain from any further nuclear or missile tests)"이라며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구적인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비유되던 트럼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악재를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의 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남의 장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난다면 언제 어디서 만날까.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특사 교환 등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한반도 해빙 무드가 급기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동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5월 중으로 만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대북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뒤 그 결과를 트럼프 행정부에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 오후(한국시간 9일 오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정해지는 때와 장소에서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어디서 만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미정상의 회동 장소는 북한과 미국, 혹은 제3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진전되고 있는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는 걸 우려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미 대화 장소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9일 뉴시스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 사전 실무접촉을 통해 상호 절충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이전에 섣불리 회담 장소를 어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전제를 한 뒤 “비핵화 협상 진척도에 따라 장소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대화에 임할 경우 파격적인 장소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 사전 접촉에서 기대 이상의 실질적 성과가 예상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을 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 소장은 이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뭔가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보이면 제3국에서 회동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학의 강준영 교수는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한반도 문제가 급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함께 판을 그리고 싶어할 것이다. 두 나라 모두가 장소제공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한반도 문제에서 ‘차이나 패싱’ 혹은 ‘러시아 패싱’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서도 제 3국이 정치적인 부담을 덜 수 있는 곳이다. 별다른 결실이 나오지 않을 경우 중국 혹은 러시아 등 장소를 제공하는 나라들과 정치적 부담을 함께 나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일 제3국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중국보다는 러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년 동안 김 위원장을 만나주지 않았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게 불편할 수 있다. 게다가 러시아가 더욱 적극적으로 장소 제공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간 사전 접촉에서 어느 정도 비핵화 의제가 진전되느냐 하는 문제다. 북미 사전 접촉에서 만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약속을 하는 정도까지 진척이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거나, 혹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까지 몇 차례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인 2016년 6월 애틀랜타에서 가진 유세에선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협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온다면 국빈 만찬과 환영식을 열어줄 생각은 없다. 단지 햄버거를 같이 먹으면서 핵협상을 하겠다”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직접 전화통화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5일 아시아 순방 첫날 미국의 탐사보도 뉴스프로그램 '풀메저'와의 인터뷰에서 "누구와도 마주앉을 것이다. 사람들과 마주 앉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프로그램 진행자인 언론인 셰릴 앳키슨이 '독재자와도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느냐'고 물은 데 따른 것이다. 앳키슨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마오쩌둥 중국 주석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만났다"며 "이런 맥락에서 마음에 그리고 있는 어떤 시나리오가 있느냐"고 며 위와 같이 물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답변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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