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판문점 선언 중점 '北 비핵화' 논의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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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판문점 선언 중점 '北 비핵화' 논의 본궤도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8.04.2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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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서로 마주 한 남북정상. 사진 / 판문점=공동취재단

[시사주간=김도훈 기자남북 정상이 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 공동의 목표임을 전 세계에 공언함에 따라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오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북·미 3국 간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혀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북 정상은 설치된 직통전화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의견을 교환하며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확고한 평화체제 수립이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는 공감대 속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문안이 들어간 공동선언문에 서명·교환했다.

앞서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한 10·4선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는 문안을 채택하기는 했으나,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라는 최종 목표를 명시했다.

판문점선언이 명백한 '타임라인'은 정하지 않았지만 '목표'를 분명하게 명시한 만큼 '이행 계획'을 세우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채택했다. 이 결정서에는 북부(풍계리)핵시험장을 폐기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은 가장 큰 공신력을 갖는다. 북한이 '미래의 핵'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결정서에 '비핵화'라는 단어를 넣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핵 관련 협상 국면에서도 '핵 보유국'의 지위를 강조할 거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없지 않았다. 북한이 제재·압박 속에서 보유하게 된 '과거의 핵'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에서였다.

미국은 북한의 결정보다 더 많은 사항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과거의 핵으로 분류되는 핵 탄두와 ICBM 발사체, 그리고 현재의 핵으로 분류되는 핵 관련 시설의 불능화를 당면 과제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에 따른 실질적 위협으로 여기고 있는 ICBM의 해체와 이에 대한 검증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6일 고양 킨텍스의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ICBM이다. 미국 본토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검증 가능한 방식의 ICBM 해체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한미 간 의견이 일치하고, 비핵화 프로세스에 발사체를 포함할지 안 할지 합의됐다"고 덧붙였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되 당장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기보다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춰 우선순위를 정하고, 향후 재처리 시설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등에 대해서는 사찰을 진행한 다음 제3국으로 이전해 관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선언에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문안이 들어간 것은 북측의 입장이 반영된 거라는 관측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진정성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남북은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비핵화를 위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문안까지 넣었다.

북한 비핵화 문제는 사찰 등 합의 이행 과정에서 갈등을 빚다가 끝내 무산되는 실패를 반복해왔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선언 서명 후 입장발표식에서 이러한 과거를 언급하며 "역대 북남 합의서처럼 사장화되는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자"고 다짐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회담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말자는 건 의미가 크다. 옛날같이 합의하고서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안 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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