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의 편지] 벚꽃은 피는데 봄은 멀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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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의 편지] 벚꽃은 피는데 봄은 멀리 있고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3.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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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3년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추적한 기록을 담은 '끝나지 않은 전쟁' 자신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녘에는 벌써 봄기운을 흠뻑 머금은 벚꽃 망울이 터지기 시작했다. 금세 온산이 황홀한 붉은 빛으로 물들면 세상은 봄의 향연에 빠져들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기대하는 이 순간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정의를 위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를 바라는 세 사람이 있다. 정준영 카톡을 권익위에 전달하여 버닝썬 사건을 권력과 유착 고리의 단초를 제공한 제보자,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감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 윤지오라는 젊은 여성, 그리고 김학의 성폭행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박관천 경정을 국민들은 지켜야 한다.

정준영 카톡을 제보한 사람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경찰을 통하지 않고 권익위에 제보한 것은 경찰을 믿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경찰에 제보했는데 묵살당했다면 그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미 지난 가을과 올초 두 차례에 걸쳐 경찰에 제보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기에, 제보자는 그때 버닝썬과 경찰과의 유착을 의심하고 국가권익위에 제보하기로 결심하였다’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음모론을  해소할 수 있으므로, 정준영 카톡과 관련하여 권익위에 제보가 있기 전에 경찰에 제보가 있었는지에 대한 경찰의 특별감찰이 필요하다. 제보자가 일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포렌식 업체를 경찰이 압수수색한 것은 제보자를 위협한 행위로 경찰은 의심받아 마땅하다. 제보자를 보호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제보자를 위협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신변의 두려움을 느낄 것이 뻔하지 않겠는가? 경찰이 의심을 불식하려면 제보자 신변을 보호하여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장자연 사건은 권력층과 직결된 사건으로 지난 10년간 묻힌 사건을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낸 이가 바로 윤지오씨다. 그녀는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한 장자연의 후배로 지난 10년간 정의로운 세상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번 기회에 세상에 진실을 알렸다. 장자연 사건은 최고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이 뭉개버린 미궁에 빠져있는 사건이다. 만약 윤지오씨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권력자들의 의도대로 장자연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재수사조차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신변의 위협 때문에 사설 경호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지금이라도 윤지오 씨의 신변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밝히고자 투쟁하는 윤지오씨가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면 촛불을 든 국민이 원하는 정의로운 세상이 아니다. 거악에 맞서는 윤지오씨의 용기를 응원하는 국민적 지지가 윤지오 씨께 위안이 되고 버팀목이 될 것이다.

박관천 경정은 김학의 성폭행 사건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다. 김학의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최소 열 명은 될 것이다. 청와대부터 법무부, 검찰, 경찰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것이 현실이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시 전두환이 5월 21일 광주에 와서 사격명령을 하였는지 여부가 큰 논란이지만 지금까지 전두환이 그날 광주에 왔다고 증언하는 사람은 두 사람에 불과하다. 돌이켜보면 박관천은 최순실이 권력서열 1위라고 말했을 만큼 배짱 있고 용기 있는 인물로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는 용의주도하고 신중하며 입이 무거운 인물이다. 그러나 검찰이 김학의 사건을 재수사하게 되면 박관천은 용기를 내어 판도라 상자를 열 것이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두 번이나 헌신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경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를 두려워하는 자들이 지금 박관천을 위협하고 있다.  촛불 국민들이 나서서 박관천 경정께 용기를 그를 지켜야 할 것이다.

벚꽃은 만개를 기다리고 있지만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세 사람에게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들에게는 두려운 봄이 오고 있다. 이들을 지켜주지 못하면 정의로운 세상 대신 기득권층과 권력층이 득세하는 불의의 세상이 반복될 것이다. 경찰과 국민들이 세 사람을 지켜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간절히 기도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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