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향한 검찰 칼날,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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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향한 검찰 칼날,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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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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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향한 수사 재개, 관심 쏠려.
▲ [ 시사주간=사회팀]

검찰이 재계 비리에 대한 사정의 칼을 다시 꺼내들었다.

검찰이 올해는 특수수사의 화력을 공공부문 비리에 집중키로 한 방침을 세운지 얼마 안 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향해 수사를 재개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의 취임 후 첫 대기업 수사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어떤 식으로 수사해날가지도 관심이다.

◇오너의 경영상 배임·횡령 비리 '1차 타깃'

17일 STX 전 경영진 5명의 배임·횡령 의혹 등과 관련해 본사 및 계열사 뿐만 아니라 강덕수 전 회장의 자택까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계열사 연대보증으로 손실을 본 STX중공업이 지난 10일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강 전 회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 2009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괌으로 이전하는 공사의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STX건설이 미군기지 이전 사업의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유넥스글로벌(Younex Global)이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릿지론 1000억원을 차입했고 미국 정부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이전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빚 상환에 직면했다.

STX건설은 2012년 7월 만기가 도래하자 보증채무자로서 대출금 중 300억원을 상환했지만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연대보증을 섰던 STX중공업이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 등 186억원을 상환했다. 잔여 대출금 550억원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STX 채권단이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STX 중공업이 연대보증을 선 것은 STX건설의 최대주주였던 강 전 회장이 직위를 남용해 '입김'을 넣은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전계획이 미확정된 상태에서 성급히 사업을 추진한 이유가 석연찮고 차입금의 용처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선 노동자의 임시숙소의 사업부지를 사업시행사인 '유넥스 엔터프라이즈(Younex Enterprise)' 참여주주로부터 매입한 것이 의심받고 있다. 과다 계상한 부지 매입대금을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짙다.

◇총장 취임 후 첫 대기업 수사…환부만 도려낼까

검찰은 지난해 CJ, 효성, 동양 등 대기업 비리를 캐는데 주력했지만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국정기조로 제시하면서 민간 기업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는 자제키로 했다. 대신 공공부문 비리로 타깃을 설정하고 범죄첩보수집능력을 강화했다.

그러던 중 검찰이 한때 재계 서열 13위였던 STX그룹을 수사하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검찰은 수사 착수배경을 놓고 인지 수사가 아닌 수사의뢰라는 점을 강조했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검찰의 속전속결 수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 안고 있는 부담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고위관계자는 "STX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대 추가 자금 지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 부실화를 초래하고 국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경영상 비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수사의 1차적 목적은 수사의뢰된 경영상 비리를 확인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우선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 경영진의 배임, 횡령 의혹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사는 생물'이란 점을 고려할 때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단언하기 쉽지 않다.

강 전 회장의 비리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전 정권의 핵심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STX그룹이 권력형 게이트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는 것도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일이다.

다만 김진태 검찰총장의 취임 이후 첫 대기업 수사라는 상징적 의미를 감안할 때 과거처럼 저인망식 수사는 지양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총장의 지침대로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수사'로 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때문에 여느 재계 비리처럼 사정의 칼끝이 정관계로 깊이있게 파고들지는 미지수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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