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작심발언, 기업도 아베 등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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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작심발언, 기업도 아베 등 돌리나
  • 현지용 기자
  • 승인 2019.10.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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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 아베노믹스 겨냥 “일본, 30년간 성장하지 않았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 사진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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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현지용 기자] 한국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자, 일본 기업인도 아베 정권에 작심비판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난 7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제 수출 제한을 발표하면서 한일 갈등은 국내에 일본 상품 불매운동 열풍을 불게 했다. 특히 일본산 맥주 수입은 관세청 기준 지난 8~9월간 수입률이 99.9% 줄어들었고, 일본 대마도 등 일본 지역 관광 산업은 한국 항공사의 관련 항공 노선 폐지 조치 등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가시적인 타격에 일본 기업도 피할 수 없었다. 유니클로는 지난 7월 11일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일본인 임원 오카자키 다케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한국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묻는 질문에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 발언해, 매출 타격 및 이미지 하락 등 악재를 겹겹이 맞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유니클로는 최근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유니클로의 대표 제품인 방한내의 히트텍, 방한재킷 후리스 등 제품을 온라인 쇼핑 판매로 매출을 회복하려는 모양새다. 

반면 불매운동이 세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단순 일시적 열풍이 아닌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9일과 14일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지니스’와의 인터뷰 및 기고문에서 한일 갈등을 초래한 일본 정치권에 충격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야나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해 반감을 갖는 것은 일본인이 열등해진 증거”라며 한국의 반일감정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30년간 성장하지 않았으며, 국민소득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성공한 측면은 주가뿐”이라고 아베 정권의 정치 행보 및 경제 정책에 작심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2017년 모리토모 학원 비리사건이라는 부정부패 스캔들로 아베 내각에 최대 위기를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한반도 위기를 통한 지지율 결집도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폭풍, 2020년 도쿄 올림픽 난항, 하기비스 태풍의 일본 열도 강타 등으로 겹겹이 악재를 맞고 있다. 

특히 지지율의 원천이던 아베노믹스도 겹치는 악재로 일본 현지 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는 형태다. 지난 4일 아베 총리는 임시국회 개막 연설에서 아베노믹스의 성과와 일자리 정책 등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입맞에 맞게 통계를 재가공하고 저임금 비정규직 실태를 언급하지 않는 등,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에는 ‘손타쿠(忖度)라는 말이 있다.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눈치껏 행동한다’는 이 뜻은 한국어로 ‘눈치껏 알아서 기라‘는 말과 같다. 아베 내각이 한국 수출규제를 강행한 이래 일본 기업은 일본 정권의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에도 손타쿠로 정권의 눈치를 봤다. 

이런 상황에서 야나이 회장의 작심발언은 우경화된 일본 정권의 영향이 있을지라도, 한국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을 겨냥해 기업인이 작심발언을 한 것은 일본 경재계도 아베 정부의 경제 정책에 제동을 걸 만큼 참는 수준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해석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따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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