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양강(兩强)시대가고 '춘추전국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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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시장, 양강(兩强)시대가고 '춘추전국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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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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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오비-하이트 3파전 시대 도래.
▲ [시사주간=김도훈기자]

지난 80여년간 유지된 '맥주 독과점(獨寡占)' 체제가 깨질 태세다.

총 4조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은 최근 1위 오비맥주(60%)와 2위 하이트진로(40%)가 분할하고 있으나, 롯데그룹이 정통 독일식 맥주를 이르면 4월말 출시하고 신세계그룹도 맥주 사업에 첫발을 내딧는다.

여기에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수입 맥주가 늘어나고 맥주 시장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춘 주세법(酒稅法) 개정으로 중소기업들의 맥주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양강(兩强) 시대'가 저물고 '맥주 3~4국지(國志) 시대'가 열리면서 맥주 시장에 대혼전(大混戰)이 예상된다.

◇롯데, 정통 독일식 맥주로 승부수

작년 말 충주에 5만㎘ 규모의 맥주 공장을 완공한 롯데주류 지난 4일 언론을 상대로 공장을 공개하고 신제품 '클라우드(Kloud)' 시음회를 열었다.

클라우드는 현재 판매중인 국내맥주로는 유일하게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하고 독일 등 엄선된 유럽의 호프와 효모를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 리얼맥주.

롯데주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클라우드 맥주를 적극 알린다는 전략이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맥주의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만 200억원을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

맥주 브랜드명이 확정된 만큼 그룹 차원의 클라우드 맥주에 지원 전략도 속속 가시화할 전망이다. 롯데의 맥주 사업은 특히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지시하고 관여할 정도로 그룹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주류는 또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충주 33만㎡ 땅에 제2공장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연산(年産) 50만㎘ 규모다.

주류업계는 바짝 긴장한 상태다. 롯데칠성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그룹 유통 계열사를 활용해 총력전을 펼칠 것을 예고하기 있기 때문. 롯데주류가 80여명의 맥주 부문 영업 인력을 채용하고 200억~300억원을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오비-하이트진로, 발등의 불 '긴장'

반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금까지 한국 맥주시장은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가 양분해 왔지만 이제 롯데 클라우드의 등장으로 삼국시대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5년만에 다시 원래 주인인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 그룹에 재인수될 예정인 오비맥주는 롯데에 점유율을 내주지 않고 60% 수준으로 점유율을 더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이후 오비맥주에 맥주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로 롯데 맥주에까지 점유율을 뺏길 경우 중대한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맥주시장은 롯데의 가세로 전에 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밀고 밀리는 맥주 삼국시대에 어떤 브랜드가 우위를 달릴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롯데와 경쟁 관계에 있는 신세계푸드는 지난 다 14일 정기 주총에서 맥주 제조 사업을 신규 사업에 추가하며 시장 진출을 확정했다. '보노보노'와 '자니로켓' 등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만큼 이곳을 통해 하우스 맥주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몸집 불리는 수입 맥주 시장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소규모 술집들은 수입 맥주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다양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의 니즈(욕구)를 파고든 것이다. 실제로 2010년 4370만 달러(약 470억원) 안팎이었던 맥주 수입은 작년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EU, 한·미 FTA로 관세율이 낮아져 수입 맥주 가격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3년 사이 수입 맥주 종류도 252개에서 455개로 늘어났다.

올 1월부터 주세법이 개정돼 앞으로는 중소기업의 일반 맥주 제조업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맥주 저장조(貯藏槽)의 용량 기준이 절반(10만→5만ℓ)으로 줄었고, 소규모 맥주 제조업자가 자체 제작한 하우스 맥주를 도·소매업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하우스 맥주의 외부 유통을 허용한 것은 2002년 허가제를 도입한 지 12년 만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맥주 업체 입장에서는 올해부터 피 말리는 전쟁을 시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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